코로나 대유행으로 작년 3월 폐쇄됐던 미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리조트의 재개장(30일·현지시각)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공원이 있는 애너하임시와 오렌지카운티 일대가 활기에 넘치고 있다. 1955년 개장해 수많은 미국인들이 추억을 만들었던 디즈니랜드의 재개장은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사망자 1위로 신음해온 미국이 재빠른 백신 접종에 힘입어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30일 공식 재개장을 앞두고 시범 운영중인 디즈니랜드에서 직원이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디즈니파크 공식 블로그

월트디즈니사는 이번 재개장 행사 테마를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인기 삽입곡 제목이기도 한 ‘태어나서 처음으로(For the first Time In Forever)’로 정하고 대대적인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공식 재개장을 이틀 앞둔 28일에는 기존 직원, 애너하임 지역 사회 단체 회원들과 코로나 의료진 등을 위한 사전 공개 행사를 열었다고 디즈니는 밝혔다. 미키 마우스와 켄 포트록 디즈니리조트 사장 크리스 타일러 디즈니랜드 부사장이 이들을 맞았다. 오랜만에 일터로 돌아온 직원들도 가슴 벅찬 모습이었다.

30일 공식 재개장을 앞두고 시범 운영 중인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를 찾은 가족 나들이객. /디즈니 파크 공식 블로그

이날 회전문을 열고 들어간 첫 일행 중 한 명인 쇼·퍼레이드 멤버 크리스티나는 “월트 디즈니가 말했듯 이곳은 꿈을 꾸며 시작한 곳이다. 꿈을 꾸며 살기에 이곳만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리조트는 두 개의 공원(디즈니랜드·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과 주변 호텔 및 상점가인 다운타운 디즈니 스트리트 등으로 구성돼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4월 1일부로 관내 놀이공원의 영업을 조건부로 허용하면서 샌디에이고의 시월드,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유니버설스튜디오 할리우드 등이 잇따라 영업을 재개했고, 마지막으로 디즈니랜드가 문을 열었다.

디즈니의 상징적 캐릭터 미키 마우스(가운데)가 최고경영진들과 함께 환영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디즈니 파크 공식 블로그

아직은 캘리포니아 거주민만 입장할 수 있고, 방역수칙에 따라 수용인원이 제한되며, 일부 시설이나 프로그램은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계속 운영이 중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원이 위치한 애너하임 일대에는 관광객 맞이에 한창이다. 디즈니랜드 리조트는 직원만 1만명을 둔 거대한 일자리인 동시에, 호텔·식당 등 주변 지역 상권을 먹여 살리는 역할도 해왔다. 하지만, 작년 3월 주 정부의 조치로 폐쇄되면서 상당수 직원들이 무급휴직 또는 일시 해고 상태에 들어갔고, 주변 상권과 중소기업들도 큰 타격을 받았다. 월트 디즈니는 휴장 기간 중 놀이시설과 식당, 기념품점을 정비하면서 전반적으로 밝은 색채를 가미했다.

디즈니랜드 내 식당 직원이 카메라 포즈를 잡았다. 이번 재개장으로 상당수 일시해고 상태에 있던 직원들도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파크 공식 블로그

가령 백설공주 이야기를 테마로 삼은 ‘스노우화이트 라이드’의 경우 기존에는 마무리가 비극적 결말이어서 어린이 관객들이 충격을 받는다는 민원이 적지 않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끝부분을 디즈니 콘텐츠의 대표적인 모토이기도 한 ‘그 후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Happily Ever After)’에 맞춰 완전히 바꿨다고 한다. 유령이 출몰하는 집을 탐험하는 콘셉트의 놀이기구인 ‘헌티드 맨션’의 경우 외관 장식을 한 결 밝은 톤으로 바꿔 으스스한 분위기를 덜었다.

디즈니랜드 재개장 소식을 알린 공식 홈페이지

코로나 대유행을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관람객들이 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쇄신한 것으로 보여진다. 인종·문화 다양성을 중시하는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 기조에 맞춰 확 뜯어고친 놀이기구도 있다. 통나무배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는 ‘스플래시 마운틴’이다. 이곳에는 원래 인종차별논란에 휘말렸던 1946년 뮤지컬 만화영화 ‘남쪽의 노래’ 주제가가 흘러나왔는데, 이부분을 다 뜯어내고 2009년작 ‘공주와 개구리’를 테마로 해서 바꾸기로 했다. ‘공주와 개구리’는 디즈니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소녀를 공주 캐릭터로 내세웠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