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건몹니다. 작년에 (콘서트를) 부산에서 출발해서 대구, 수원, 대전, 인천, 창원을 돌고….”
21일 오후 5시 10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 7년 만에 서울에서 콘서트를 연 가수 김건모가 오프닝 곡으로 ‘핑계’와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두 곡을 부른 뒤 마이크를 잡고 관객을 향해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말을 잇지 못했다.
“하필이면 오늘… 방탄….”
객석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졌다. 활동을 중단한 지 6년 만인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전국 순회 콘서트를 시작했는데, 그 투어의 마지막 날인 2026년 3월 21일이 마침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 날과 겹쳐 관심이 줄어든 데 대한 한탄이었다.
김건모는 이어 “어차피 제가 좋아하는 후배니까요. BTS는 광화문에서 국위선양을 하고요, 저는 잠실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건모의 이날 잠실 실내체육관 공연은 2018년 12월 29일 같은 장소에서 있었던 공연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갖는 서울 콘서트였다. 그는 2016년 서울 논현동의 주점에서 접대부로 일하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2019년 피소된 뒤 활동을 전면 중단했었다. 검찰은 2021년 11월 해당 건을 무혐의로 결론 내렸고 이후 항고와 재정신청도 기각돼 법적 논란은 끝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건모는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21일 김건모의 서울 공연은 잠실 실내체육관의 1~3층 객석 1만1000여 석이 거의 들어찰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김건모는 ‘아들은 광화문에 BTS 보러 갔고 저는 딸과 함께 잠실에 왔다’고 쓴 한 관객의 편지를 읽다가 “방탄소년단은 BTS인데 저는 제 팬클럽 이름을 KFC(김건모 팬 클럽)로 지었다” “요즘에 KGM이란 자동차도 나왔던데 영 연락이 없다”는 농담을 했다.
공연 후반부에 김건모는 스태프를 향해 “지금 광화문 상황은 좀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본 뒤 “190국 송출이요? 여긴 그런 거 없어요”라고 말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한 여성 관객이 객석에서 “멋있다! 결혼하고 싶다!”고 소리를 지르자 김건모는 “엉망진창이에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응원봉을 흔드는 최근의 K팝 문화에 대해 약간의 짜증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한 관객에게 “그거 좀 줘 봐요” 한 뒤 관객 앞에서 응원봉을 장난스러럽게 흔들더니 “거 보세요, 어지럽죠?”라고 반문했다.
김건모는 “얼마 전 주영훈 그 개×끼가 이상한 사진을 올리는 바람에 지금 피부 관리를 받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 직후 카메라가 객석에 앉아 있다 당황해하는 작곡가 주영훈의 모습을 비췄다. 김건모와 절친한 주영훈 부부는 지난 1월 소셜미디어 계정에 김건모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렸는데, 김건모가 갑자기 부쩍 나이 든 모습으로 찍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주영훈의 아내인 배우 이윤미는 피부 관리를 받고 난 김건모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계정에 올렸다.
이날 콘서트에서 김건모는 최상의 목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도 2시간 45분 동안 ‘스피드’ ‘잘못된 만남’ ‘빗속의 여인’ 등 26곡을 열창했다. 게스트로는 가수 홍경민과 배우 이서환이 나왔다. 김건모는 관객에게 이런 말도 남겼다. “여러분 건강하세요! 건강해야 술과 담배를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