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아르헨티나 살타주에서 하비에르 밀레이가 카퍼레이드 중 전기톱을 꺼내들며 지지자들에게 보조금 축소 공약을 약속하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선거캠프

올해 세계 경제는 ‘균열 속의 역주행’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합니다. 기존 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일부 국가는 되레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WEEKLY BIZ는 2025년 한 해 동안 이런 ‘엇갈린 흐름’을 집요하게 추적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국가 경쟁력의 재편입니다.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스페인은 이제 유럽의 성장 엔진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이민 문턱을 낮춘 유연한 노동 정책, 관광업 호황, 디지털 경제 확장, 재생에너지 투자가 맞물리며 내수가 되살아났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아르헨티나는 극단적인 긴축이라는 고통을 감내한 끝에 반등의 문턱에 섰습니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4%대 고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입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만성 질환을 수술대에 올린 결과입니다. 개혁은 고통스럽지만, 방향이 분명하면 경제는 반응한다는 사실을 두 나라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고통 대신 안락함을 택한 나라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재정 긴축을 미루며 구조 개혁을 주저한 대가로 성장 둔화와 재정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2025년의 세계 경제는 단순한 호황과 불황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선택의 문제였습니다. 균열의 시대일수록 방향 감각은 더욱 중요합니다. 내년 한국 경제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