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전기차 플랫폼 / 페라리 홈페이지

‘한국산 차가 깡통차 이미지라고요? 구세대군요’ 제가 14년 전에 썼던 기사 제목은 이랬습니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자동차 품질이 크게 발전해 아직도 머릿속에 현대차를 일회용 부탄가스 같은 ‘깡통차’ 이미지로 보는 사람은 구세대”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제 이 기사 제목의 주어는 ‘한국산 차’가 아니라 ‘중국산 차’로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달 말 한국언론진흥재단·신화통신사 초청으로 다녀온 중국 푸젠성에서 중국산 자동차와 배터리를 직접 본 뒤, 제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도로엔 유럽 고급차 못지않은 세련된 디자인의 전기차가 넘쳐났습니다. 바뀐 것은 차량 외관만이 아닙니다. 전기차의 심장이라 통하는 배터리도 중국산이 전 세계 시장점유율 최상위권에 올라섰습니다. 네뷸라 일렉트로닉스(星云股份)란 배터리 설루션 업체를 찾았을 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초고속 충전은 물론 인공지능(AI)으로 배터리 이상 여부까지 실시간 진단하는 기술을 이미 상용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에 밀리는 한국 업체들의 돌파구는 무엇일까요. 업계 관계자들은 “‘페라리 전기차’가 답이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최근 페라리가 공개한 전기 수퍼카 플랫폼 ‘일레트리카’엔 기술력을 인정받은 SK온 배터리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결국 차별화된 기술력만이 한국의 살길이란 얘기입니다.

/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