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버클리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오마르 야기 UC 버클리 교수가 MOF(금속 유기 골격체) 모형을 들어보이고 있다.

올해 노벨 화학상은 ‘금속 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MOF)’를 연구한 리처드 롭슨 멜버른대 교수,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교수, 오마르 M. 야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교수 등 세 과학자가 받았다. 하이너 링케 노벨화학위원회 위원장은 이들의 연구를 두고 “MOF는 잠재력이 엄청나다. 새로운 기능을 지닌 맞춤형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예전에는 예견하지 못한 기회를 마련해 줬다”고 밝혔다.

◇Q1. MOF란

흔히 ‘분자 레고’ ‘분자 스펀지’라고 부른다. MOF 구조를 건물에 비유하면 건축물 꼭짓점엔 금속 이온이, 이를 잇는 모서리에는 유기 리간드(유기 분자)가 자리해 3차원 골격 구조를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내부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한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나노 크기 스펀지 창고’라고 할 수 있다. 이 구멍 덕분에 MOF엔 공기나 가스, 냄새 분자 등 다양한 물질을 저장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MOF를 ‘해리포터’ 시리즈 등장인물인 헤르미온느의 가방에 비유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겉보기엔 작지만 내부 공간이 거대해 온갖 물건을 숨기거나 보관하는 마법 가방 같다는 얘기다.

◇Q2. 연구는 어떻게 시작됐나

롭슨 교수가 MOF를 창조한 선구자로 꼽힌다. 멜버른대에 따르면 롭슨 교수가 처음 MOF란 아이디어를 낸 건 이 학교 무기화학과 강사로 일하던 1974년쯤이었다고 한다. 1학년 학생들에게 결정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나무 공과 막대를 이용해 모형을 만들었는데, 이를 계기로 금속 이온을 유기 분자와 연결해 골격 구조를 만들면 어떨지 구상했다고 한다. 이후 롭슨 교수는 1989년 구리 양이온을 활용해 빈 공간이 많은 MOF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Q3. 다른 수상자들의 공로는

기타가와 교수는 MOF가 실제로 기체 분자를 흡착하고 방출할 수 있는 ‘다공성’을 지녔다는 사실을 1997년 처음으로 증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공성 첨단 소재를 개발했다. 야기 교수는 매우 안정적이면서도 표면적이 넓은 MOF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Q4. 응용 분야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우선 뛰어난 흡착 능력 덕분에 탄소나 수소 같은 기체를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고, 유해 가스를 포집해 없애는 데에도 쓰일 수 있다. 또 의료 분야에선 MOF에 약물을 담아 서서히 방출하는 전달체로 활용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산소 저장 장치나 방호 재료 같은 분야에서도 응용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Q5. 전망은

아직은 대량생산에 비용이 많이 들고 제조 공정이 복잡하다는 한계가 있다. 일부 MOF는 물이나 열 등에 쉽게 분해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전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는 관련 기술 개발이 본격 확산되면, MOF 시장이 2025년부터 10년 동안 연평균 40%씩 성장해 2035년 시장 규모는 지금의 30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