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스티브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연준 이사 후보로 지명했다.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스티브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에 지명하고, 미 상원 은행위원회가 10일 그의 인준안을 통과시키면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란 목표를 달성하도록 연준의 독립성을 중시해왔는데, 트럼프가 측근을 연준 이사로 임명한 것이다. 미란 위원장이 몸담은 CEA는 어떤 조직이고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왜 나오는지 정리했다.

Q1. CEA는 어떤 기관인가

대통령 직속 경제 자문 기구다. CEA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통령에게 국내외 경제정책 수립에 대한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분석을 제공하는 임무를 맡는다. 위원회는 세 경제학자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해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현재 미란 위원장을 비롯해 피에르 야레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 킴 룰 위스콘신대 경제학 교수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Q2. CEA의 역사는

1946년 고용법에 따라 백악관 산하 기구로 창설됐다.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완전 고용과 경제 안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각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설계·평가하는 핵심 브레인 역할을 맡아왔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거시경제학 교과서 ‘맨큐의 경제학’의 저자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 역시 2003~2005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CEA 위원장을 맡았다.

Q3. 현직 CEA 위원장은 왜 유명한가

미란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재정 정책 구상에 깊숙이 관여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구성을 위한 사용자 가이드’라는 논문을 발표해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2의 플라자 합의’로 불리는 일명 ‘마러라고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위해 외국 정부 압박 수단으로 관세 정책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트럼프가 벌인 ‘관세 전쟁’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한 셈이다.

Q4. CEA 위원장이 연준 이사 겸직할 수 있나

연방준비법은 연준 이사의 임명 절차와 임기를 규정하고 있지만 ‘행정부 직위를 겸할 수 없다’는 금지 조항은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미란 위원장은 지난 4일 열린 상원 인사 청문회에서 “연준 이사로 인준되더라도 CEA 위원장직을 사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Q5. 앞으로 전망은

시장에선 이미 미란 위원장의 연준 이사 인준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가 지난 10일 그의 인준안을 가결했고, 이르면 오는 15일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미란은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이사로 참석할 수 있다. 이 경우 그는 트럼프의 금리 인하 기조에 맞춰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