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버스와 지하철 손잡이를 잡는 순간 문득 불안이 스며든다. 수많은 인파 속에 얼마나 많은 손이 거쳐 갔을지 알 수 없는 손잡이. ‘오늘도 내 건강에 별문제 없기를…' 출퇴근길 대중교통은 편리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감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을 안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이런 불안은 더 커졌다.
이런 우려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일 국회 교통위원회 엄태영 의원(국민의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방짜유기가 여기서 왜?
감염병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날 토론회에선 우리 선조들이 쓰던 ‘방짜유기’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재료인 구리 합금은 항균·항바이러스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혜경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교수는 “구리 합금(구리 78%, 주석 22%)은 고대 이집트에서도 식수 살균에 활용될 만큼 효과가 검증된 소재”라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도 발표됐다. 이 교수 연구에 따르면, 수퍼박테리아 검출 실험에서 구리 합금은 5시간 30분 만에 박테리아가 사라졌지만, 스테인리스강은 20일이 지나서야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질병관리청도 “손을 깨끗이 씻었더라도 대중교통 손잡이 등 오염된 물체를 통해 바이러스가 눈·코·입 점막으로 옮겨갈 수 있다”며 감염 위험성을 경고했다. 엄 의원은 “정부와 의료계, 교통 당국이 함께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새로운 감염병 대응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구급차에서도 효과 있어”
구리의 효과는 구급차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박제섭 국립소방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앰뷸런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구리 소재를 적용했을 때 병원균 차단 효과가 크게 높아진다고 이날 발표했다. 기존에 ‘앰뷸런스는 안전하다’는 인식을 뒤집는 결과였다. 이번 세미나엔 국토교통부, 질병관리청, 코레일, 인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공항철도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석해 정부와 공공기관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의학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르면서 팬데믹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경고한다. 이날 세미나는 공공 모빌리티 시설 내 항균·항바이러스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법제화 방향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