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버핏 지수(Buffett Indicator)’를 주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2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미국 증시는 급등했지만, ‘파월 랠리’에 올라타기엔 미국 주식이 이미 지나치게 비싼 것(고평가)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버핏 지수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정리했다.

Q1. 버핏 지수란

한 나라의 주식시장이 그 경제 규모에 비해 얼마나 고평가 또는 저평가됐는지 보여주는 지수다. 워런 버핏이 2001년 포천에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측정하는 단일 척도로 최고”라고 언급하며 ‘버핏 지수’로 널리 알려졌다. 계산법은 단순하다. 한 나라의 증시 전체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이다. 해석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80% 아래면 저평가, 80~100%면 적정, 100%를 초과하면 고평가로 본다.

Q2. 버핏 지수 추이는

버핏 지수는 역사적 위기의 순간마다 치솟으며 경종을 울렸다. 미국에선 2000년 닷컴 버블 정점에서 140%대까지 치솟으며 과열을 알렸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전에는 100%를 다시 넘겼다. 2020년 이후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례 없는 ‘돈 풀기’로 시중 유동성이 늘며 버핏 지수가 200%를 돌파했다.

Q3. 현재 버핏 지수는

지난 27일 기준 미국의 버핏 지수는 214%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월가에선 “미 증시가 역사적으로 가장 과열된 상태”란 경고가 나온다. 주식시장이 실물 경제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졌다는 뜻이다. 한국의 경우 이달 버핏 지수는 약 120%를 기록했다. 버핏 지수로만 해석하자면 한국 증시 역시 소폭 고평가된 상태란 뜻이다.

Q4. 해석 시 유의점은

최근 오른 버핏 지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우선 글로벌화된 기업 구조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은 전 세계에서 매출을 올리므로 단순히 미국 GDP와 비교하면 실제 가치보다 과대평가됐다고 보일 수 있다. 또 현재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려 있는 상태라 주식이 비싸게 거래되는 건 ‘새로운 정상’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AI 같은 신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다 보면 단기적으로 버핏 지수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버핏 지수만으로 현 시장을 오롯이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Q5.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버핏 지수가 200%를 넘겼다고 미국 주식을 당장 팔아치우라고 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해석이다. 다만 시장이 평균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지 보여주는 ‘경고등’ 역할로 참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주식의 고평가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버블이 닷컴 버블 때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