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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딕슨 앤드리슨호로위츠 제너럴 파트너와 이승윤 스토리 프로토콜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에서 대담하고 있다. 딕슨 파트너는 "이 대표를 만났을 때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을 정교하게 준비해 현실화할 것이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앤드리스호로위츠(a16z) 제공

투자할 때 ‘사람’ 보고 투자한다는 세계적 투자자 크리스 딕슨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제네럴 파트너가 최근 방한해 투자할 만하다고 점찍었다는 사람과 만났다. 영미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해 카카오에 5000억원에 매각한 뒤 연이어 창업한 스타트업도 기업가치 3조원짜리로 끌어올린 이승윤(34) 스토리 프로토콜(이하 스토리) 대표가 주인공이다.

이 대표가 이끄는 스토리는 최근 “8000만달러(약 107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추가 유치해,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이 1억4000만달러(약 1872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인정받은 기업가치만 22억5000만달러(약 3조원)다. 이 대표와 딕슨 파트너가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 지난 1일엔 스토리하우스 행사에서 대담한 내용을 WEEKLY BIZ가 정리했다.

◇이 대표가 답하다

-스토리라는 회사 소개부터.

“스토리는 창작자들의 지식재산권(IP)을 보호하고, 콘텐츠 제작자들이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블록체인 기반 IP 플랫폼 회사다. 흔히 ‘공유지의 비극’이란 말을 많이 한다. 모두가 함께 써야 할 자원을 마구잡이로 쓰면 황폐해진다는 뜻이다. 인터넷이 콘텐츠란 풀이 가득한 초원이라 비유해 보자. 인터넷이 생겨난 이래 창작자들은 자유롭게 각종 글이나 사진, 그림 등 다양한 콘텐츠를 등록하고 공유하며 거대한 초원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등장한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의 AI 모델 학습을 위해 무단으로 콘텐츠를 사용해 창작자들에게 가야 할 트래픽과 수익 기회를 앗아가고 있고, 인터넷이란 초원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예컨대 사람들이 AI에 ‘오늘 주요 뉴스를 말해줘’라고 명령하면, AI가 출처도 모르고 진위도 확인할 수 없는 기사를 읊어댈 수 있다. 이러면 앞으로 누가 기사를 쓰겠는가. 인터넷은 점점 AI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로 가득 찰 것이고, 결국엔 AI 발전의 자원이 되는 인간의 창작물은 더 이상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창작자들과 AI 모두에 불행한 상황이 생긴다. 스토리는 콘텐츠를 만든 창작자들이 제대로 보상 못 받는 현재 구조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혁신하려고 한다. 창작자들이 스토리의 생태계에다 자신의 지식 재산 내용을 올려두면, 이런 내용까지 모두 투명하고 위·변조가 불가능한 형태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의 지식 재산이 사용될 때 수익 분배 등 세부 계약 조건도 함께 심어두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일론 머스크의 연인이었던 가수 그라임스를 예로 설명해보자. 그는 자기 목소리를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때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허락하되, 이 목소리를 쓴 콘텐츠에서 수익이 나면 일정 수익을 배분해 달라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그라임스와 콘텐츠 창작자 사이에선 오프라인 변호사를 동원한 복잡한 수익 배분 협의 없이 자동으로 수익이 배분된다. 이러면 빅테크 AI 회사가 독점적으로 수익을 거둬들이는 종전 악순환을 벗어나 지식 재산을 가진 사람과 콘텐츠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다. 이미 스토리에는 아티스트 200만명이 활동하고 있고, 2000만개 이상 IP(지식재산권)가 구축돼 있다.”

◇딕슨 파트너가 답하다

-이 대표 설명을 듣고 투자할 결심이 생겼나.

“이 대표를 2022년쯤 줌(zoom)으로 처음 만났다. 사실 블록체인을 활용한 IP 보호 등과 관련된 건 이 분야에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이 대표가 구체적이고 매우 정교한 방식으로 이를 현실화하려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나의 피드백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를 보였다는 데 감명받았다.”

-한국은 특별한 시장이 될 수 있을까.

“미국을 제외한다면 한국만큼 (한류 등을 통해) 미디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기술적으로도 앞서나가는 나라가 또 있을까. 한국은 특별한 장소가 될 것이라 본다. 전 세계의 지식 재산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한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좋은 혁신 사례를 보여준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인터넷 제3 세대가 더 빨리 대중화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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