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대부분 기업이 어닝서프라이즈(예상보다 좋은 실적)를 기록했다.(발표 시점 즈음에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주가는 하락했다.) 올해 3분기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와 함께)’가 기정사실화되기 시작한 시기로 디지털 전환이 전에 없이 빠르게 진행된 때이기도 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구글)·아마존·페이스북·AMD 등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쟁쟁한 빅테크 기업 CEO들이 콘퍼런스콜을 통해 밝힌 코로나 이후 세상과 이에 대응할 전략을 Mint가 분석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클라우드(cloud·인터넷상 저장 공간)’였다. 더 많은 ‘세상’이 원격 데이터센터 안으로 흡수되리라고 전망했다. 빅테크 경영진의 생생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어닝 시즌, 그들의 목소리에서 미래를 보는 6가지 키워드를 뽑았다.
◇"클라우드 시대, 이제 시작이다"
3분기 실적 발표 때 빅테크 기업 CEO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클라우드(cloud)였다. 특히 MS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선 ‘클라우드’란 단어가 43번 등장했다.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 참가한 빅테크 CEO 모두가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강조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우리 3분기 실적은 매출 150억달러를 돌파한 상업용 클라우드의 성장이 이끌어 가능했다”라고 했다. “앞으로 10년, 모든 기업은 디지털 전환을 얼마나 빨리 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입니다. 애주어(Azure·MS의 클라우드 브랜드)를 ‘세계 컴퓨터’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클라우드 시대는) 이제 시작입니다.”
리사 수 AMD CEO도 “데이터센터 분야의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했다. 아마존도 클라우드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실적이 좋았다. 3분기 116억달러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숫자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클라우드 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음 분기부턴 클라우드 실적을 분리해 발표하는 방식으로 실적 발표 방식을 수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는 테크가 건강을 챙긴다"
코로나를 계기로, 빅테크 기업들은 건강 관련 서비스 확대를 예고했다. 몸과 마음을 모두 챙기겠다고 했다. 나델라 MS CEO의 설명이다. “직원의 건강과 웰빙은 모든 경영진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중대 사안이 되었습니다. 협업 툴 ‘팀즈’에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강화하고, 아울러 주기적으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강화하려 합니다." 팀 쿡 애플 CEO는 “전날(28일)부터 싱가포르 정부와 애플의 공동 건강 프로젝트(루미헬스)를 시작했다”며 “애플워치와 아이폰, 그리고 싱가포르의 보건 전문가가 협업해 싱가포르인들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최근 내놓은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란 헬스케어 구독 서비스도 홍보했다. 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를 통해 피트니스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운동량을 측정하는 애플식 헬스케어 서비스다.
◇온라인 쇼핑, 이제 다시 레드오션 시대?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 미국 온라인 쇼핑 산업은 아마존의 ‘독무대’처럼 보였다. 아무도 그 아성을 깨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코로나로 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하나둘 도전장을 던지기로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중심으로 종합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 목표이다. 페이스북 안에서 소상공인들이 가게를 열고 메신저를 통해 주문을 하고 소비자 상담을 하고 금융을 장착해 결제까지 하도록 하려 한다"고 3분기 실적 발표 때 말했다.
구글도 이커머스 시장 진출 강화를 시사했다. 구글은 올해 이미 전 세계 48개 나라 소상공인들에게 수수료 없이 구글 쇼핑에 입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쇼핑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적 발표 때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유튜브 쇼핑’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유튜브를 통해 구매(쇼핑)하는 건, 아직까지 매우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유튜브는 직접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강점이 존재하죠. 이것을 유통 판매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믿어요. 기회죠."
◇‘인터옵’을 아십니까… “호환이 답이다”
요즘 실적 발표 때 빅테크 기업 CEO들은 다른 기업 디지털 서비스와의 호환을 강조한다. 일찌감치 자체 생태계를 조성한 애플 정도를 제외하면 ‘나 홀로 왕국’으로 디지털 세상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메신저의 메신저’, 즉 메신저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이번 실적 발표 때 밝혀다. 그는 “인터옵(interop·interoperability·호환성)이라면 내가 일가견이 있다"며 “각 나라마다 ‘주력 메신저’가 따로 있는데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각각 다른 메신저 사용자들이 소통하도록 만들려 한다”고 했다. 한국인은 카카오톡을 쓰고 미국인은 (애플) 아이메시지, 중국인은 위챗을 많이 사용한다. 이들을 페이스북 안으로 끌어들여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대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단 얘기다. 나델라 CEO는 “많은 사람이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이, 여러 업무 툴을 이어 붙여 쓰려 한다”라고 했다.
◇"5G는 10년 만에 온 성장 기회"
‘아이폰’의 애플은 5G(5세대 이동통신)를 중요한 키워드로 내세웠다. 아이폰 교체 주기가 점점 길어져 고심하는 애플엔 5G 보급은 곧 ‘큰 장이 선다'는 뜻이어서다. 팀 쿡 애플 CEO는 “우리는 5G를 10년에 한 번 오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쿡 CEO는 “30여 개 나라 100여 개 통신사와 5G 테스트를 마쳤다. 중국엔 연말까지 5G 기지국 약 60만개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5G가 탑재된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의 초기 판매량 수치에 대해서도 “좋은 출발을 했다”고 강조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가상 세계로"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현실을 디지털 세상으로 증폭하는 기술을 더 개발해나갈 예정이라고, 긴 시간을 들여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2014년 VR 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했지만 그동안 큰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코로나가 ‘전염병 없는’ VR 세상에 대한 수요를 확대할 수 있다고 보았다. 페이스북은 최근 VR 기기 ‘퀘스트 2’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300달러)에 출시했다.
그가 콘퍼런스콜에서 ‘이런 기술의 기반을 마련 중’이라며 밝힌, VR 세상에 대한 밑그림이다. “어느 날 당신은 멀리 사는 부모님과도 같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AR 안경을 끼고 휴대폰 없이도 눈앞에 지도를 펼칠 수 있게 될 겁니다. 우리 VR 시스템 안으로 1000만명을 끌어들이는 것이 1차 목표! 그 후엔 이 생태계가 스스로 발전해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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