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뉴시스

작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던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금리를 낮추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높이고 있다. 올 들어 가계대출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대출 총량 관리에 여유가 생기자 대출 문턱을 낮춘 것이다.

KB국민은행은 7일부터 한 달간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한다.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7~5.17%에서 3.47~4.97%로 0.2%포인트 낮아진다.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5~5.35%에서 3.75~5.25%로 0.1%포인트 인하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어 한 달만 시행하지만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금리 인하와 함께 KB국민은행은 7일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늘린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은 최대 1억5000만원, 일반 직장인은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작년 9월 일괄적으로 5000만원으로 낮춘 한도를 반년 만에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말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작년 여름 이전 수준인 1억5000만원으로 올렸다. NH농협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지난 1월 2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렸고, 2월 말 다시 2억5000만원까지 올렸다.

지난해 대출 억제의 배경이 됐던 가계대출 증가세는 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원으로, 작년 연말과 비교해 3조원 넘게 줄었다.

한편 최근 금리 상승으로 예·적금이 증가하고 있지만 예금 금리 인상폭이 대출 금리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예대금리 차이(대출금리-예금금리)는 1.8%포인트로서 작년 12월과 비교해 0.25%포인트 확대됐다. 한 달간 예대금리 차이 증가 폭은 2013년 1월(0.26%포인트) 이후 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