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고공 행진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세계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급등세로 연말 연초를 장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각 나라 정부가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 푼 돈이 증시로 흘러들며 상승세를 견인했고, 연말에는 미국·유럽에서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호재가 됐다.

미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모습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 폭락했다가 빠른 속도로 반등했던 미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020년을 마감했다. 미국 다우평균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해 거래 마지막 날인 31일 각각 0.7%, 0.6%씩 상승해 역대 최고점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미국 증시는 새해 첫날엔 글로벌한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코로나 다우평균과 S&P500이 각각 1.5%, 1.3%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 백신이 경제 회복 기대감을 높인 덕분에 독일·일본·중국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증시도 일제히 상승세다. 독일 대표 지수인 닥스(DAX)30은 전고점(1만3897)에 바짝 붙은 1만3718로 작년 거래를 마친 데 이어 4일에도 소폭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평균도 31년 만의 최고치로 2020년을 마무리했다. 일본 증시는 4일엔 0.7% 하락했다. 미국 제재와 중국 지도부의 대기업 반독점 규제 등 악재 속에서도 중국 상하이지수는 새해 첫날부터 0.9% 상승해 3년 만의 최고치인 3503에 올라섰다.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작년 저점 대비 상승률

각 나라 정부가 뿌린 코로나 재난지원금 등을 주식 사는 데 쓴 개인 투자자는 글로벌 증시에 불을 지핀 동력이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개인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 가입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30% 증가한 1300만명으로 늘었다. ‘서학개미'라 불린 한국 해외 투자자는 미국 등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도 일조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한국 투자자는 전년보다 640% 늘어난 177억달러(약 18조4000억원)어치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한국인 보유분은 지난해 말 75억달러로 이 회사의 6대 기관투자자(스테이트스트리트)보다 많다.

‘거의 모든 나라의 랠리’에 최근엔 가상 화폐 비트코인까지 폭등하면서 시장의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로젠버그연구소 데이비드 로젠버그 소장은 지난달 31일 CNBC에 “시장엔 거대한 거품이 껴 있으며 이를 지탱하는 것은 ‘제로 금리’다. 한동안 시장이 버틸지 모르나 적어도 거품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