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리진의 로켓 '뉴 글렌'이 작년 11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UPI 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임무 ‘아르테미스 2호’가 11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달 착륙과 달 기지 건설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정작 더 어려운 과제는 이제부터라는 지적이 나온다. 달 착륙선 개발 지연, 궤도 연료 보급 기술 검증, 정치적 고려에 영향을 받는 목표 설정 등 변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아폴로와는 다른 미션”…난도 급상승

아르테미스 임무는 54년 전 아폴로 때와는 목표가 다르다. 아폴로가 우주비행사 2명이 달에 내려가 암석을 채취하고 돌아오는 ‘깃발 꽂기’ 수준 임무였다면, 이번에는 달 기지 건설을 염두에 둔 장비와 인프라를 함께 실어 나르는 것이 핵심이다. 그만큼 필요한 화물 규모와 추진력도 크게 늘었다.

가장 큰 변수는 달 착륙선이다. NASA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과 각각 계약을 맺고 착륙선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두 프로젝트 모두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NASA 감사관실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의 달 착륙용 ‘스타십’이 당초 계획보다 최소 2년 늦어졌고 추가 지연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블루오리진의 ‘블루문’ 역시 최소 8개월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4년 설계 검토에서 기체 중량 감소, 추진 시스템 성숙도, 추진제 마진 확보 등의 문제가 제기됐는데, 상당수가 1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직 스타십은 안정적인 궤도 비행을 완전히 입증하지 못했고, 블루오리진 역시 발사체 운용 경험이 제한적이다.

한 번의 발사로 끝나는 과제도 아니다. NASA는 지구 궤도에 연료 저장소를 두고 여러 차례 보급 비행을 통해 연료를 채우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 공간에서 초저온 연료를 저장하고 옮기는 기술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고난도 기술로 꼽힌다.

스페이스X의 초대형 로켓 ‘스타십(Starship)’이 지난해 10월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서 시험 비행을 위해 발사되고 있다./ AP, Eric Gay 제공

◇정치·중국 경쟁이 일정 압박

목표 시점이 기술적 현실보다 정치적 고려에 맞춰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NASA는 지구 저궤도에서 달 착륙선과 도킹을 시험하는 임무인 아르테미스 3호를 2027년 진행하고, 2028년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내 성과를 내려는 압박이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경쟁도 부담이다. 중국은 2030년 안팎 유인 달 착륙을 공식 목표로 제시하고 단계별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아르테미스 2호 성공으로 미국이 한 발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전체 일정 준수 여부를 보면 중국이 더 안정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르테미스 일정이 더 밀릴 경우 중국이 먼저 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아르테미스 2호 성공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유인 달 비행이 현실로 돌아오면서 NASA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의 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한동안 관심이 줄었던 우주 탐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다시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아르테미스 2호는 시작일 뿐”이라며 “달 착륙과 기지 건설까지 이어지려면 기술·정치·산업 전반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