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이 지구가 달 지평선에서 지고 있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 4명이 달 뒤편에서 지구가 달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NASA와 백악관은 7일(현지 시각) 이 사진들을 공개했다. 파란 초승달 모양의 지구가 분화구 가득한 달 표면 너머로 서서히 사라지는 이른바 ‘지구넘이(Earthset)’ 장면이다. 아르테미스 2호는 54년 만의 유인 달 비행에 성공하며 달 궤도를 돌았다. 1968년 아폴로 8호가 포착한 ‘지구돋이(Earthrise)’ 사진에 견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968년 아폴로 8호가 달의 뒷면을 돌며 처음으로 찍은 지구돋이(Earthrise) 사진. 이 사진은 달에 뜬 지구를 찍은 사진의 아이콘이 됐다. 당시 아폴로 8호에 탑승했던 짐 러벨은 "여기선 본 지구는 광대한 우주의 오아시스"라고 NASA 관제센터에 알렸다. /NASA

이 사진은 탐사선 오리온이 6일(현지 시각) 달 뒤편으로 진입하며 지구와의 교신이 40분간 끊기기 직전에 찍혔다. 교신이 끊기자 승무원들은 캐나다 우주비행사 제러미 핸슨이 준비한 메이플 크림 쿠키를 함께 먹으며 이 순간을 자축했다고 임무 지휘관 리드 와이즈먼이 전했다.

승무원 크리스티나 코크는 교신이 재개된 직후 “우리는 언제나 지구를 선택할 것이다. 언제나 서로를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NASA 국장 재러드 아이잭먼이 임무를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고 하자 코크는 “겸손(humility)”이라고 답했다. “닐 암스트롱, 캐서린 존슨, 민권운동 지도자들, 이 우주선을 만든 모든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기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백악관 X에 올라온 아르테미스 II 일식. 2026년 4월 6일. 지구 너머에서 본 개기일식. 달 궤도에서 달이 태양을 가리는 모습은 인류 역사상 극소수만이 목격한 장관을 연출합니다. 사진: NASA

달 뒤편을 돌아 나오는 과정에서 또 다른 장관이 펼쳐졌다. 태양이 달 뒤로 완전히 숨으며 달 테두리를 따라 빛의 고리가 생겨났고, 평소에 보기 어려운 태양 외부 대기(코로나)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개기 일식’ 현상이 관측된 것이다. 일식은 약 54분 지속됐는데, 이는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그 어떤 일식보다 긴 시간이다. 달 뒤편에서 인류가 일식을 목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조종사 빅터 글로버는 “달 표면이 지구 반사광을 받아 은은히 빛났고, 달 언덕과 계곡까지 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핸슨은 “달 뒤편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우주선 안에 있다는 느낌이 사라졌다”며 “달 뒤편으로 순간이동한 것 같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험이었다”고 했다.

이번 임무에서 오리온은 지구에서 40만6813㎞까지 날아가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운 유인 우주비행 최장 거리 기록(40만431㎞)을 넘어섰다. 아르테미스 2호는 현재 귀환 중이며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2호가 달에 근접 비행하면서 찍은 달의 모습. /N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