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만에 달로 향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가 출발 직후 뜻밖의 문제에 직면했다. NASA가 약 450억원을 들여 개발한 우주 화장실이 고장 나면서 일부 우주비행사가 임시 장비로 소변을 처리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3일 NASA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 크리스티나 코크는 발사 직후 오리온 우주선 화장실 시스템 이상을 보고했다. 무중력 상태에서 소변을 흡입하는 팬이 멈추면서 정상 작동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승무원은 깔때기와 비닐봉투 형태의 보조 장치를 사용해야 했다.
다행히 지상 관제팀이 원격으로 조치에 나서면서 화장실은 발사 후 수 시간 만에 정상 가동됐다. 우주비행사들은 “(화장실 고장이 해결돼서) 우리는 환호하고 있다”고 했다.
우주 화장실은 지구와 달리 물이 아닌 공기 흐름으로 배설물을 처리한다. 변기 내부의 팬이 압력 차이를 만들어 배설물을 흡입하는 방식이다. 소변과 대변은 각각 분리 처리된다. 소변은 저장 탱크를 거쳐 일정 주기로 우주 공간으로 배출되고, 대변은 수거백에 담겨 밀폐 용기에 보관했다가 지구로 가져온다. 이 수거백은 가스만 배출하고 고형물은 유지하는 구조로, 냄새와 압력 상승을 억제하는 기능도 갖췄다.
무중력 환경에서는 몸이 떠오르기 때문에 발걸이와 손잡이로 자세를 고정해야 한다. 위치가 어긋나면 배설물이 공중에 떠다닐 수 있어 정밀한 사용이 요구된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도 비슷한 원리의 화장실이 사용된다. 이곳에서는 소변과 땀을 정수해 다시 식수로 사용하는 기술까지 적용됐다. 아르테미스 2호는 약 10일 일정의 단기 임무여서 재활용 기능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해프닝은 우주 화장실 기술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1972년 아폴로 17호 당시에는 비닐봉투로 배설물을 처리해야 했지만, 현재는 별도 화장실이 설치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NASA가 2030년대 달 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만큼, 배설물 처리 기술은 단순 편의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배설물 처리와 생명유지 시스템은 장기 우주 거주의 핵심 기술”이라며 “미생물 오염을 막고 자원을 재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