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주 운이 좋은 우주비행사입니다.”

2일 달을 향해 발사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인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에는 54년 전 달로 향했던 아폴로 17호와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문이 달린 전용 화장실이다.

아르테미스 2호에는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리드 와이즈먼,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흐와 캐나다 우주청 소속 제러미 핸슨 등 4명이 탑승해 약 10일간 달 주변을 비행한다. 인류가 유인 우주선을 달 궤도 근처까지 보내는 것은 1972년 이후 처음이다.

아폴로 시절 우주비행사들은 소변은 콘돔처럼 생긴 소변 주머니에, 대변은 비닐봉지에 해결해야 했다. 독립된 공간도 없어 동료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볼일을 봐야 했다. 당시 탑승자가 모두 남성이었기에 가능했던 방식이다.

아르테미스 2호에는 문이 달린 전용 화장실이 마련됐다. 제러미 핸슨은 유튜브에서 이 화장실을 소개하며 “임무 중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4명의 우주비행사가 생활할 ‘오리온’ 캡슐 내부 공간은 약 9.34㎥로, 소형차 두 대 정도가 들어갈 수준이다. 이 비좁은 공간에 화장실을 설치한 것은 적지 않은 공간을 할애한 셈이다. 문은 바닥에 달려 있지만, 무중력 환경에서는 몸이 공중에 뜬 채로 들어가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다. 필요하면 문 대신 커튼만 치고 사용할 수도 있다.

아르테미스 2호에 설치된 우주 화장실. /유튜브 캡쳐

화장실의 ‘변기’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미국 구역에서 사용하는 장치와 유사하다. ‘범용 폐기물 관리 시스템(UWMS)’으로 불리는 이 장치는 좌석 아래 용기와 긴 소변 호스가 연결된 구조다. 소변은 중력이 아니라 흡입 장치를 통해 호스를 따라 이동한 뒤 우주로 배출된다. 대변은 아래쪽으로 빨려 들어가 봉지에 담긴 뒤 밀봉돼 보관통에 저장되고, 임무 종료 후 지구로 가져온다.

다만 화장실에서 샤워는 불가능하다. 우주비행사들은 물티슈와 물 없이 사용하는 샴푸로 몸을 닦는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물이 공중에 떠다니기 때문에 장비 고장이나 감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인간이 우주에서 생활하는 환경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문이 달린 화장실 하나도 ‘진보’로 평가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