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10년 안에 달에 상주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약 30조원(200억달러)을 투입해 인류 최초의 거주 거점을 구축하고, 이를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NASA는 최근 워싱턴 D.C. 본부에서 열린 우주 개발 전략 발표 행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재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향후 10년 안에 인류가 지구 밖에 처음으로 상주하는 기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추진하던 달 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 사업은 사실상 중단하고, 달 기지 건설에 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NASA의 달 기지 건설은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에서는 소형 로봇 착륙선과 탐사 장비를 활용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동 수단과 통신·과학 장비 등 기반 기술을 검증한다. 2단계에서는 우주비행사가 일정 기간 체류할 수 있는 ‘반(半)거주형 인프라’를 구축한다. 3단계에서는 장기 체류가 가능한 상설 기지를 완성해 지속적인 인간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달 기지 계획과 맞물려 NASA는 1972년 아폴로 이후 54년 만에 처음으로 인류를 달로 보내는 유인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추진하고 있다. NASA는 다음 달 1일 달 궤도를 도는 유인 임무 로켓 발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2028년까지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달 기지 구축에 필요한 기술을 단계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전략이다.
NASA는 달 기지를 중간 거점으로 삼아 화성 탐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핵추진 우주선을 발사해 화성으로 향하는 새로운 탐사 방식을 시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달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는 인류의 행성 간 이동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에는 중국을 의식한 전략적 의미도 담겨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유인 달 착륙을 추진하고 있다. NASA는 이보다 앞선 시점을 목표로 하면서 양국 간 ‘달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아이작먼 국장은 중국을 “우주 영역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는 지정학적 경쟁자”라며 “이번 경쟁에서 성패는 몇 년이 아니라 몇 개월 차이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