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이사회가 12일 박재현 대표를 교체하고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했다. 이사회는 박 대표를 포함해 임기가 끝나는 한미약품 이사 5명 중 4명을 교체하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퀴티(PE) 부문 대표를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했다. 황 대표를 사실상 신임 대표로 내정하고 오는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약품은 최근 대주주와 전문경영인 사이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경영권 분쟁 양상을 보여왔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는 사내 성추행 사건 처리와 경영 간섭 논란을 계기로 확대됐다. 박 대표 측은 가해 임원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주주가 개입했다고 주장했고, 신 회장은 이를 부인하며 맞섰다.
여기에 대주주 간 법적 분쟁까지 겹치며 갈등이 더욱 커졌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등 창업자 일가 모녀 측은 신동국 회장을 상대로 약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신 회장이 지난해 한미약품 지분을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4자 연합’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경영권 갈등 국면에서 조직 안정과 지배구조 정비를 위해 외부 인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재편과 지분 구도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새 대표로 유력한 황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LG화학 연구원을 거쳐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종근당홀딩스 대표 등을 지낸 투자·제약 업계 전문가다. 지난해 벤처캐피털 HB인베스트먼트의 사모펀드 본부장으로 영입돼 투자 업무를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