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연구실에서 유출됐다는 의혹은 세계보건기구(WHO)의 3년 반 조사에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WHO 자문 과학자들은 “현재까지의 과학적 증거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을 가장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WHO ‘신종 병원체 기원 과학자문그룹(SAGO)’ 위원 27명 중 23명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밝힌 공동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박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96% 이상 유전자가 일치하는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중국 화난수산시장은 초기 확산의 중요한 거점이었으며, 시장 환경 시료와 초기 환자에서 서로 다른 두 계통의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는 바이러스가 이미 동물에서 진화한 뒤 시장을 통해 확산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장에서 거래된 너구리, 대나무쥐, 사향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연구팀은 “화난시장에서 최초 감염이 발생했는지, 외부에서 발생해 시장으로 유입됐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가 수입 냉동식품을 통해 중국에 퍼졌다는 중국 당국의 주장에 대해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냉동 제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는 있었지만, 이미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이후였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중국 우한 연구실에서 유출됐다는 의혹은 충분히 검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WHO와 SAGO는 중국 정부에 우한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구진의 건강 기록, 생물안전·보안 규정, 독립 감사 자료 등을 반복 요청했지만,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중국이 의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우한 연구소가 박쥐에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접종했다는 의혹도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이번 기고는 지난해 WHO에 제출한 최종 보고서 내용을 정리한 입장문에 가깝다. 연구팀은 “200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최대 16조달러(약 2경3600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 코로나 팬데믹의 기원 규명은 정치가 아닌 엄밀한 과학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