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거래 은행에서 장기간 찾아가지 않은 계좌에 담긴 30만원이 ‘휴면 예금’으로 처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휴면 예금은 조만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될 수 있으니, 환급을 원할 경우 찾아가라는 것이었다. A씨는 “5년 전 전세대출을 받을 때 우대 금리를 위해 가입했던 적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며 “하마터면 잊고 넘어갈 뻔했다”고 했다.
현재 은행권에 잠자고 있는 미거래 예금과 휴면 예금이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설 후 방치된 계좌는 범죄에 악용될 우려도 있어 개인마다 숨은 금융 자산 조회 서비스 조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찾아갈 필요가 있다.
◇잠자는 예금, 5년 넘으면 정부에 출연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추경호(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19개 은행에서 1년 이상 입출금 거래가 없는 미거래 예금 규모는 총 19조2654억원에 달했다. 미거래 예금 계좌 수는 총 1억8337만개로, 개인 계좌가 1억5333만개(83.6%), 법인 계좌가 3003만개(16.4%)였다.
미거래 기간별로 3년 이상 장기 미거래 예금이 총 8조221억원(41.6%), 1억3356만 계좌(72.8%)에 이르렀다.
또한 최종 거래일로부터 5년이 지나도 찾아가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 예금도 19개 은행에서 총 1706억원, 2266만 계좌에 달했다. 금융회사는 이처럼 소멸시효가 완성된 예금이나 보험금을 출연해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넘기고 있다. 출연된 돈은 저소득·저신용자 등의 자활과 자립을 돕는 정부 사업에 사용된다.
문제는 금융회사들이 고객의 휴면 금융 자산을 찾아주는 데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2~2024년 은행권의 휴면 금융 자산 환급률은 8.1%로, 카드(78.7%), 손해보험(44.1%), 생명보험(39.4%), 증권(20.9%) 등 다른 업권에 크게 못 미쳤다. 금감원은 “은행에는 장기 적체된 휴면 계좌가 많아 고객 접촉이 원활하지 않고, 계좌당 금액이 크지 않아 소비자도 환급에 다소 소극적인 탓”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의원은 “오래 방치된 계좌는 관리 사각지대로 남아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 자산의 활용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각 은행들이 방치된 예금을 소비자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주도록 경쟁을 촉진시키는 방안을 금융 당국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 잠자는 예금 찾으려면 어떻게 하나
휴면 예금을 조회하려면 서민금융진흥원이나 은행연합회 등 금융 업권별 사이트를 방문하면 된다.
서민금융진흥원 휴면 예금 찾아줌 사이트(sleepmoney.kinfa.or.kr)에서는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된 휴면 예금을 조회할 수 있다. 개인 정보 인증을 거쳐 해당 금융회사와 출연 일자, 지급 가능 금액 등을 확인하고 지급 신청할 수도 있다. 간단한 ‘클릭’ 몇 차례로 잠자던 돈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은행연합회 사이트 등에서 연결 가능한 휴면 계좌 통합 조회 시스템(sleepmoney.or.kr)에서는 은행·생보·손보·우체국·서민금융진흥원 등 각 업권과 기관에 보유한 휴면 계좌를 통합 조회할 수 있다.
주로 거래하는 개별 은행을 통해 조회하는 방법도 있다. 각 은행은 앱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해당 은행에 보유한 휴면 계좌를 조회하고 환급 요구할 수 있는 메뉴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