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2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 대해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말할 만한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위해 파월 의장 사임을 압박하면서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그(파월)는 좋은 공직자였고 그의 임기는 내년 5월에 끝난다”며 “그가 임기를 채우길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 하고, 만약 조기에 떠나길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미 증시는 트럼프의 파월 해임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한때 폭락했다가, 트럼프가 직접 해임설을 부인하자 당일 주가가 상승 마감하는 등 혼란을 보였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 베선트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장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거론하며 파월을 해임하지 말라고 만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파월)는 어쨌든 곧 나간다. 8개월(실제론 10개월) 후면 나간다”면서 파월의 잔여 임기를 고려하는 듯 언급했다. 약 일주일 전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 파월 해임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던 트럼프가 ‘속도 조절’ 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트럼프는 파월이 이끄는 연준이 워싱턴 DC 청사 두 곳을 리모델링하는 데 25억달러(약 3조4500억원)를 들인 사실을 거듭 비판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이날 베선트 장관도 연준 건물 개보수 예산 등과 관련한 대규모 내부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월가 일각에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파월이 자진 사퇴하는 게 낫다는 말까지 나왔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만약 파월의 목표가 연준 운영의 자율성을 수호하는 것이라면 그는 사임해야 한다”며 “연준 독립성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고 확산하는 현 상황보다는 낫다”고 했다.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도 경제 방송에 출연해 “파월 의장이 사임하는 것이 연준의 장기적인 독립성을 향상하는 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