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광화문 숙박비도 나누고, 콘서트 짝꿍 겸 한국 음식 같이 탐험할 파트너 구해요!”

다음 달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콘서트를 앞두고 만들어진 ‘아미(BTS 팬클럽) 서울 스테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다. 전 세계 아미들이 서울 여행을 앞두고 정보 공유를 위해 자발적으로 만든 사이트다.

이곳 게시판에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는 물론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시아어, 아랍어 등 전 세계 언어로 쓰인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인도네시아 팬은 “저렴하게 한국 여행을 하는 꿀팁”이라며 ”편의점에서 밥과 반찬을 2000~4000원에 사 먹고, 김밥천국에서 김밥 먹고 광장시장에서 길거리 음식을 즐기면 된다“고 적었다. 미국 LA에 산다고 밝힌 팬은 ”홍대, 명동 쇼핑과 경복궁, 이태원, 한강 투어를 함께할 사람을 찾는다“고 했다.

BTS 7명 전원이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로 모이는 첫 콘서트가 열리는 광화문에는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광화문 공연이 확정된 지난 3일 구글의 ‘Gwanghwamun(광화문)’ 키워드 검색량은 전날 대비 3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공연 당일 최대 26만명(경찰 추산)의 팬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을 누비며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양인성

◇BTS 노믹스에 들썩이는 광화문

광화문 인근 호텔, 카페, 편의점 등은 이미 BTS 특수를 뜻하는 ‘BTS 노믹스’로 들썩이고 있다. 광화문역 반경 1㎞ 이내 5성급 호텔 1500실은 콘서트 당일 모든 예약이 꽉 찬 상태다. 광화문 인근 편의점 100여 곳도 BTS 팬 ‘아미’를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세븐일레븐은 공연장 주변 점포 40여 곳에 외국어가 능통한 본사 직원을 특별 파견하기로 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 ‘핫템’인 바나나우유와 컵라면은 물론 휴대폰 충전기와 핫팩 등을 평소 10배 수준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GS25는 BTS 멤버 진이 글로벌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전통주 ‘아이긴’을 매장 전면에 내세워 아미를 불러들인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BTS 콘서트를 계기로 ‘서울’을 주제로 한 음료를 처음 내놓고, 아미의 상징색인 보라색과 한국 전통 문양 등을 이용한 특별 상품을 판매한다. 광화문 사거리(세종대로 사거리)에 있는 동화면세점도 다음 달 10일부터 BTS 응원봉과 티셔츠, 수건을 비롯해 포토카드, 인형, 가방 등을 사전 판매하는 등 특수를 노리고 있다.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로 진화한 광화문 일대의 대형 전광판을 사로잡으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이 공간이 전 세계 BTS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최적의 광고 매체가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골든 타임’인 콘서트 시간대는 이번 공연을 전 세계에 단독 생중계하는 넷플릭스가 모두 싹쓸이한 상태다. 기업뿐 아니라 BTS 해외 팬클럽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국의 중국 팬 모임인 ‘정국 차이나’는 “공연 이틀 전부터 광화문 코리아나호텔과 KT스퀘어, 세광빌딩 전광판에 BTS 컴백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른바 ‘BTS 성지순례 코스’로 불리는 광화문과 종로 일대 상권은 기대감이 더 크다. BTS가 공연을 펼쳤던 경복궁 근정전과 경회루, 멤버 RM이 찾은 이중섭 탄생 110주년 특별전 ‘쓰다, 이중섭’과 환기미술관, BTS가 전달한 타임캡슐이 보관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을 팬들이 잇따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역 상권도 ‘BTS 특수’ 기대

BTS 효과는 앞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다. 4월에는 경기 고양, 6월에는 부산에서 추가로 콘서트가 열린다. 장기 내수 침체에 시달려 온 지역 상권들도 ‘BTS 노믹스’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 숙박, 고속버스 업계에선 BTS 팬을 겨냥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콘서트가 열리는 경기, 부산 지역과 인근 도시를 연결해 숙소와 여행, 콘서트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운수 업체 관계자는 “이미 60대 이상의 리무진 버스 운행을 확정한 상태”라고 했다. BTS 팬들은 BTS 멤버들이 졸업한 학교나 단골 떡볶이집,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 같은 곳을 모아 ‘부산 성지순례 완벽 가이드’를 만드는 등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대규모 팬 방한을 앞두고 서울시와 부산시 등은 행사 안전 관리와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민관 합동 대책 회의까지 가졌다. 전통시장과 관광지를 암행 순찰하면서 불법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대학 기숙사와 청소년 수련 시설 등을 개방해 ‘관광 한국 이미지’ 훼손을 막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