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이른바 ‘K안경’ 바람을 일으키며 빠르게 성장 중인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후발 주자로 꼽히는 또 다른 한국 브랜드 ‘블루엘리펀트’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젠틀몬스터 측은 “선글라스·안경 등 제품은 물론, 매장 인테리어까지 우리 걸 베꼈다”고 주장한다. 선글라스 등 한국 브랜드의 안경은 최근 패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인기가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젠틀몬스터가 K안경 바람을 타고 고속 성장을 하자 최근 유사한 제품을 내놓는 브랜드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법적 분쟁 결과를 봐야겠지만, 이른바 ‘미투 제품’(성공한 기존 제품을 모방한 것)이 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본 젠틀몬스터가 본보기로 강경 대응에 나선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젠틀몬스터 안경 제품(왼쪽)과 블루엘리펀트의 유사 형태 제품(오른쪽). /젠틀몬스터

23일 젠틀몬스터 브랜드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우리 브랜드가 창작한 결과물을 모방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소비자에게 혼선을 주고 있어 블루엘리펀트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에는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내고, 올해 10월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한다.

젠틀몬스터 측은 “외부 전문 업체를 통해 두 회사의 제품을 3D 스캐닝으로 비교했더니 블루엘리펀트가 판매하는 제품 80여 개 중 33개가 젠틀몬스터 제품과 95~99% 수준의 유사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안경 담는 주머니 같은 액세서리 디자인도 흡사할 뿐 아니라 공간을 구성하는 매장 인테리어까지 도용했다”고도 했다.

2011년 창업한 젠틀몬스터는 복합 문화 공간처럼 꾸민 독특한 매장과 유명인들이 즐겨 찾는 선글라스로 이름을 알렸다. 2022년 매출 4100억원에서 2024년 7900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곧 매출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특히 매출의 약 40%는 해외에서 나온다.

반면 젠틀몬스터가 소송을 건 블루엘리펀트는 2019년 설립된 신생 브랜드다. 최근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2의 젠틀몬스터’ ‘가성비 젠틀몬스터’ 등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2022년 10억원이었던 매출은 작년 3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달 말에는 서울 성수동에 약 1000평 규모의 메가 스토어 ‘블루엘리펀트 스페이스 성수’까지 열었다. 젠틀몬스터 측도 이런 성장세를 감안할 때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블루엘리펀트 측은 이와 관련해 “젠틀몬스터가 주장하고 있는 제품들은 부정경쟁방지법 등 관련 법령에 의해 보호될 수 없는 제품들”이라며 “적법 절차에 따라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