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열흘을 넘긴 가운데 개전 초기 큰 타격이 예상됐던 중국 경제가 의외로 선방하고 있다. 한국·일본의 주식과 외환 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증시·환율 모두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정부의 ‘보이는 손’ 영향도 거론되지만, 중국의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예상보다 낮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전쟁 이후 한·중·일 증시 가운데 중국 홀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2일까지 한국 코스피와 일본 닛케이평균이 각각 10.6%, 7.5% 하락했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8% 내려가는 데 그쳤다. 한국과 일본의 증시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서 소비자·기업 모두가 타격을 입으리라는 우려로 요동치고 있다. 한국의 원유 수입 중 중동산 의존도는 71%, 일본은 93%에 달한다.

반면 중국의 수입 원유 중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48%로 한국·일본에 훨씬 못 미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를 할인된 가격에 대거 확보하면서 수입처를 다변화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러시아산 수입 원유 상당량은 러시아와 합작해 2012년 완공한 송유관을 통해 수입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뜻이다.

중국 경제의 석유 의존도 자체가 한국·일본보다 낮다는 점도 중국이 중동 전쟁의 영향을 덜 받는 원인으로 꼽힌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일본 발전소와 공장들의 연료가 수입산 석유와 천연가스에 집중된 반면 중국은 여전히 자국에서 캐내는 석탄 의존도가 60%로 높다. 석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