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1000원에도 못 미치는 이른바 ‘동전주’가 빠르게 늘어나자 금융 당국이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주식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부실 종목을 정리하고, 그 자리에 경쟁력 있는 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동전주는 170개로, 전체 상장사(1822개)의 약 10%를 차지했다. 2024년 초 123개와 비교하면 2년 만에 38%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78.93에서 1080.77까지 올랐지만, 주가가 극도로 낮은 종목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이런 종목은 변동성이 크고, 상장폐지 가능성도 높다. 작전 세력이 개입하거나 우회 상장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지난 6일 기준 56개 종목이 동전주로 분류된다.

이에 금융 당국은 주가 자체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는 시가총액이나 매출액, 감사 의견 등을 기준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하지만, 여기에 ‘주가 기준’을 추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미국 나스닥에서는 주가 1달러 미만 종목도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며 “이를 과감하게 도입해 썩은 상품, 가짜 상품을 확실히 정리하고 빈자리에 혁신적인 상품이 진열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달 말 X(옛 트위터)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 상품 가치 없는 썩은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습니까? 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입니다”라며 관련 논의에 힘을 실었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달러 미만이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다만 180일의 개선 기간 동안 주가가 10거래일 연속 1달러를 넘으면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이런 해외 사례를 참고해 국내 실정에 맞는 기준을 마련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