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주택연금에 새로 가입하는 사람은 매달 받는 연금액이 평균 4만원가량 늘어난다. 가입할 때 한 번 내는 초기 보증료도 평균 200만원 안팎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주택금융공사는 5일 ‘2026년도 주택연금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주택연금이 고령층의 대표적인 노후 소득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수령액을 높이고, 가입 초기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한 명이라도 55세 이상이면서 공시가격 12억원 이하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 해당 주택을 주택금융공사에 담보로 제공한 뒤 계속 거주하면서 매달 연금을 받는 제도다. 다만 이번 개선안에는 가입 대상 주택 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 초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노후 소득은 부족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고령층은 여전히 제도 밖에 머물게 됐다는 지적이다.
◇월 수령액 133만8000원으로
이번 개선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월 수령액 인상이다. 주택연금의 수익 구조를 계산하는 계리 모형을 다시 설계해, 연금 수령액을 높이기로 했다. 계리 모형은 주택연금으로 얼마를, 얼마나 오래 지급할지를 계산하는 기준이다. 이 중에서 집값 변동과 가입자의 예상 수령 기간 등 변수를 미세 조정해 기금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지급액을 최대한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에 평균 가입자(72세·주택 가격 4억원 기준)의 경우 월 수령액은 기존 129만7000원에서 133만8000원으로 3.1%가량 늘어난다. 기대 여명 전체로 보면 약 849만원을 더 받게 되는 셈이다. 이 조치는 다음 달 1일 이후 신규 신청자부터 적용된다.
취약 고령층에 대한 우대도 강화된다. 현재 기초연금 수급자이면서 부부 합산 1주택자, 시가 2억5000만원 미만 주택 보유자는 ‘우대형 주택연금’을 통해 일반형보다 많은 연금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이 가운데 시가 1억8000만원 미만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 우대 폭이 더 커진다. 평균 가입자 기준으로 월 우대액은 기존 9만3000원에서 12만4000원으로 늘어난다. 시행 시점은 6월이다.
◇초기 보증료 400만원으로
가입 초기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 한 번만 내는 초기 보증료는 주택 가격의 1.5%에서 1.0%로 낮아진다. 주택연금은 집값이 크게 떨어지거나 가입자가 예상보다 오래 살아 연금을 더 많이 지급해야 하는 경우에도 연금을 계속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 성격의 초기 보증료를 받는다.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주택 가격인 4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기존에는 초기 보증료가 약 600만원이었지만 이번 개선으로 400만원 수준으로 200만원가량 줄어들게 된다. 대신 연간 보증료율은 대출 잔액의 0.75%에서 0.95%로 소폭 인상된다. 이용 편의성도 개선된다. 6월부터 신규 신청자에겐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 실거주 의무에 예외를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 질병 치료나 요양 시설 입소 등 불가피한 사유로 담보 주택에 실제 거주하지 못하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부모가 주택연금을 받다가 사망한 뒤 만 55세 이상 자녀가 같은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해 부모가 받은 연금 채무를 상환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뀐다. 그동안 자녀가 별도의 자금을 마련해 채무를 한꺼번에 갚아야 했던 부담이 줄 전망이다.
◇여전히 가입자 15만명 수준
다만 주택연금 개선의 주요 과제로 꼽혀온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까지 대상을 넓히는 방안은 빠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시가격 12억원은 시가로 약 17억원 수준으로, 전국 대부분의 주택이 이미 주택연금 대상에 포함된다”며 “그보다 비싼 주택까지 포함할지 여부는 국회에서도 논의 중인 사안이라 이번 개선안에는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15만71명으로, 가입 요건을 충족하는 가구의 약 2%에 그친다. 공시가격 기준이라는 제약과 함께 ‘집은 자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