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통합 이전으로 폐쇄된 서울 강동구 KB국민은행 천호동지점에 영업점 통폐합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연합뉴스

3월부터 은행 점포를 없애거나 통합할 때 적용되는 절차가 대폭 강화된다. 수익성만을 이유로 점포를 줄이기보다는 고령자, 비도심 거주자 등 금융 소비자의 접근성과 불편을 충분히 고려하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보강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4일 금융소비자 현장메신저들과 간담회를 열고 “관계 기관과 함께 ‘은행 점포 폐쇄 대응 방안’을 마련해 3월부터 본격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 현장메신저는 소비자 단체와 일반 소비자, 금융회사 직원 등 다양한 계층과 연령층의 106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이번 대응 방안의 핵심은 점포 폐쇄 절차를 엄격히 하고, 점포를 없앤 이후에도 대면 금융 서비스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대체 수단을 마련하도록 하는 데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반경 1㎞ 이내에 다른 점포가 있다는 이유로 간소화된 절차를 적용해 점포를 통폐합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경우에도 사전 영향 평가와 지역 의견 수렴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특히 지방 거주자의 금융 접근성 문제를 고려해 광역시 외 지역에서 점포를 폐쇄할 경우 은행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 당국은 지역 재투자 평가에서 비도심 지역 점포 폐쇄에 대한 감점을 확대해 은행들이 지방 점포를 유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지역 재투자 평가는 지방자치단체 금고 선정 등에도 활용되는 만큼 은행 경영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점포 폐쇄와 관련한 정보 공개도 강화된다. 그동안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사전 영향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폐쇄 점포를 대신할 대체 점포나 이동 점포, 공동 ATM 위치 등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별 점포 운영 현황과 폐쇄 절차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박사는 간담회에서 “은행 점포 축소는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디지털 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체 수단을 확보하고, 은행들에도 적절한 전략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 보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