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만 나라 살림(관리재정수지) 적자가 54조원으로 불어나, 정부가 예상한 올해 전체 연간 적자 규모의 9부 능선을 벌써 넘겼다. 코로나발 경제 충격이 있었던 2020년 1분기(55조3000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코로나 위기 상황도 아닌데 재정 적자가 불어난 것이다.

11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5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3월 정부 총수입은 14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조원 줄었다. 1분기 총수입 중 국세 수입이 8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조원가량 크게 줄어든 원인이 컸다. 부동산 거래가 위축된 데다 종합소득세가 덜 걷힌 영향으로 소득세가 7조1000억원 줄었고, 법인세도 6조8000억원 감소했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총수입이 전년보다 25조원 감소한 145조4000억원이었다.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등이 모두 쪼그라들면서 국세수입이 24조원 줄어든 탓이다. 총수입이 감소하면서 나라살림 적자 규모는 54조원을 기록했다. 자료=뉴시스

1분기 정부 총지출은 186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조7000억원 줄었다. 코로나 위기 대응 사업과 소상공인 손실 보상 종료 등이 지출을 아끼는 효과를 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분기 41조4000억원 적자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올 1분기에 54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 전망(58조2000억원)을 불과 석 달 만에 93% 채운 것이다.

정부는 “월별 세입·세출 규모에 따라 매달 관리재정수지 변동 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재정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4월, 7월, 10월에 부가가치세가 걷히고, 반도체 경기 등이 반등해 하반기에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나라 살림 적자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