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때마다 한국의 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결정, 중국 상황 등이 겹쳐 5차 방정식을 푸는 기분이었는데 요즘은 7차 혹은 8차 방정식이 된 것 같습니다.”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리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한) 새로운 변수가 계속 생기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 위원은 “이번 사태로 인해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물가와 금융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책무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는 원칙적인 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안이 한국에 어떻게 파급되는지도 중요하지만 결국 통화정책 결정 시 우리의 책무에 미치는 영향 아래에서만 주요 변수를 고려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다음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4월 11일에 열린다.
그는 최근 미국·유럽의 은행 위기가 잇따라 터져 통화정책 결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은행(SVB) 상황만 봐도 이제 통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다시 (스위스 은행)크레디스위스 문제가 터지면서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SVB 사태도 처음엔 안전자산인 국채, 주택저당증권 등을 가진 은행이 망했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아쉬운 점이 있더라”며 “은행은 기본적으로 단기 자금을 장기 지금으로 바꾸는 기관인데 이자율에 대한 헷징(위험 예방)을 안 하는 등 너무 교과서적인 원칙을 놓쳤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이 인플레이션에 맞서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는 상황에 부동산 규제 완화, 대출금리 인하 요구 같은 금융당국의 조치가 한은 기조와 어긋나지 않느냐는 질문엔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3%포인트 올린 만큼 부동산 완화는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한은 금리 인상을 상호 보완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