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여파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는 가운데, 13일 원달러 환율은 하락 출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여파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오후 1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01.4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22.80원 내린 값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원 내린 1317.0원에 개장한 뒤 오전 중 1310원 초중반대 흐름을 이어가다가 오후 들어 더욱 하락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초고속 파산하면서 미 테크 업계와 가상화폐 시장이 패닉에 빠지고, 전 세계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환율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시장에선 일단 이번 사태를 통해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은 오히려 크게 낮아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SVB 폐쇄는, 연준의 금리 고공 행진 탓에 기술기업들 돈 줄이 말라버리면서 SVB로 신규 유입자금이 끊긴 것이 근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긴축 장기화의 부작용에 ‘약한 고리’로 통하는 은행이 폐쇄되는 사태까지 맞이했으니, 오는 22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기엔 그만큼 부담이 커졌다는 얘기다. 13일 미국 기준금리를 예측하는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22일 0.25%포인트 베이비스텝을 밟을 가능성은 87.8%로 올랐다. 빅스텝 가능성은 12.2% 정도로 크게 낮아졌다.

아울러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연방예금보험공사 등 당국이 이번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12일(현지 시각)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오건영 신한은행 WM 사업부 팀장은 “환율이 떨어지는 건, 미국 성장이 둔화되고 금리 인상폭이 완화돼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다만 14일 나올 미국 소비자물가 지수 결과와 함께 이번 SVB 사태에도 자산시장이 얼마나 탄탄하게 잘 버티는 모습을 보이느냐가 추후 금리와 환율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전 중 하락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SVB사태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오전 11시 이후 상승 전환했다. 오후 2시 기준 코스피는 0.44% 상승한 2404.91, 코스닥은 0.31% 하락한 786.21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는 일본이 특히 큰 하락세를 보였다. 니케이 지수는 오후 1시 30분 기준 1.52% 하락했다. 반면 상해 종합 지수는 0.76%, 홍콩 항셍 지수는 2.26% 오르는 등 중화권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