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와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의 정육 코너. /뉴시스

지속되는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생산자물가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2015년=100)가 118.02로 전월보다 1.1% 올랐다. 다만 상승 폭은 3월(1.5%)보다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9.2%로 17개월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한국 시장에 출하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의 수준을 나타낸다.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공산품의 물가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석탄·석유제품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7.9%, 1차 금속제품(철근 등)이 29.4%, 화학제품이 12.9% 상승했다. 농림수산물 중엔 축산물 가격이 지난해보다 8.2% 오르며 비교적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수입 사료값 상승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수요 증가로 급등한 닭고기(28.8%), 돼지고기(16.8%) 가격이 축산물 물가를 끌어올렸다. 농산물·수산물 가격은 쌀·파·조기 등의 가격이 내리며 전년 대비 각각 8.1%, 2.8% 하락했다.

해외 수입품을 아우르는 ‘국내 공급물가’는 지난달 전월 대비 2.3%, 전년 동월 대비 15.3% 상승했다. 원유 등 수입 원재료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76.2% 폭등한 영향이 컸다. 생산자물가와 공급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대도시 코로나 봉쇄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이 초래한 물가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20일 정부는 경제 관계 차관회의 산하에 ‘물가안정 범부처 작업반’을 신설해 운영키로 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소비자물가 중)석유류가 3월에 이어 4월에도 30%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가공식품·외식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 민생 부담을 더는 것이 경제팀의 최우선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