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원/달러 환율은 10.8원 오른 1,249.9원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 김연정 객원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25일 전 거래일보다 10.8원 오른 1249.9원에 마감하며 2020년 3월 23일(1266.5원) 이후 2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1243.5원에 개장해 마감 직전 한때 1250.1원까지 올랐다. 장중 기준으로 올해 최고치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장중 1250원을 넘은 것은 1265원이었던 2020년 3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1050~1200원 사이에서 주로 움직였다. 1250원을 넘어선 건 2010년 유럽 재정 위기 때와 2020년 코로나 사태 초기 등 두 차례가 전부다. 두 번 모두 환율이 1250원 위에서 머무른 기간은 며칠에 그쳤다. 만일 올해 환율이 1250원 선 이상에서 오래 머무른다면 근래 보기 드문 원화 약세 국면이 되는 것이다.

원화 가치 약세는 강(强)달러 기조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상적인 금리 변화 폭의 2배인 0.5%포인트의 금리를 올리는 ‘빅 스텝’을 예고한 가운데, 한꺼번에 0.75%포인트를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최근 뚜렷한 엔저 현상이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를 더 밀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달러당 1270~128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연히 앞으로 미국 금리가 더 올라가면 (원화가) 절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