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의 허백영(45) 대표이사는 최근 열한 살 딸이 친구와 노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방에서 휴대폰 라이브 동영상을 켜놓은 채로 공부하다가 가끔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었다. 아이들에겐 디지털 기술을 통한 비대면 만남이 실제 만남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국내 2위 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의 허백영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올해는 가상 화폐가 제도권에 편입되는 첫해인 만큼 책임감 있게 사업을 확장하겠다"며 "가상 화폐라는 새로운 기술을 일반인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통합 고객지원 센터를 여는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연경 객원기자

지난 29일 서울 강남의 빗썸 사무실에서 만난 허 대표는 “현실이 점점 빠른 속도로 디지털 가상 세계와 결합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런 세상에서라면 돈과 소유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고 가상화폐·가상자산의 쓰임새도 크게 확장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빗썸은 한국에서 둘째로 큰 가상 화폐 거래소다. 가입자 수가 약 311만명, 예치금은 약 12조원이다. 씨티은행·ING증권·도이체은행 등에서 일하다 빗썸에 2017년 합류한 허 대표는 가상 화폐 업계에선 드문 준법 전문가 출신 경영인이다. 올해는 가상 화폐 거래소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라는 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는 ‘가상 화폐 제도권 합류’ 원년이어서 허 대표의 역할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빗썸도 특금법에 따라 보안 인증과 실명 계좌 연동 작업을 완료하고 지난 9일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자 신고를 완료했다. 금융위원회의 수리(신고 후 3개월 이내)를 기다리고 있다.

허 대표는 “가상 화폐 거래소가 제도권으로 들어가면 그만큼 의무가 늘어나는 한편 많은 불확실성이 사라져 사업에 보다 추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 화폐 제도권 원년의 첫 프로젝트로 투자자 보호를 내세웠다. 허 대표는 “가상 화폐는 여전히 그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새로운 자산”이라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여전히 알기 어려운 요소가 적지 않은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빗썸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10월 중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옆에 대형 고객 지원센터를 오픈하기로 했다. 1년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이 센터엔 가상자산을 잘 이해하는 직원 100여 명이 상주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고객 센터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허 대표는 “약 5년 전부터 고객센터를 운영하긴 했지만 오프라인·온라인·전화 상담을 위한 창구를 한 곳에 모아 보다 효율적으로 투자자를 지원하려 한다”고 했다. 앞으로 가상 화폐에 대한 과세가 시작되면 세금과 관련한 문의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세금 관련 상담도 강화할 예정이다.

허 대표는 “가상 화폐 업계에 발을 들인 4년 전만 해도 ‘가상 화폐는 실체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그 사이 가상 화폐에 대한 이해도와 인식이 많이 개선됐음을 느낀다”며 거래소 등록을 계기로 가상 화폐가 미래의 새로운 자산으로 인정받게된 만큼 이에 걸맞은 책임감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