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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빅테크 샤오미가 올 3분기(7~9월) 전기차 사업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스마트폰’처럼 IT 기술이 대폭 적용되기 시작한 가운데, 샤오미가 IT 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둔 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8일 샤오미는 전기차와 AI(인공지능) 등이 포함된 ‘혁신 부문’에서 7억위안(약 1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약 600억원 영업손실) 대비 영업이익이 2000억원 안팎 늘며 흑자 전환했다. 미국 테슬라는 첫 전기차를 출시한 지 5년 뒤인 2013년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는데, 샤오미는 작년 3월 첫 전기차 SU7을 출시한 후 분기 흑자까지 1년 8개월 걸렸다.

자동차 업계 안팎에선 샤오미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자동차 산업은 공급망이 복잡하고 품질이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돼, 초기 투자 비용도 커서 신생 기업의 진입이 어렵다. 미국의 대표 빅테크 애플이 10여 년 동안 공들인 전기차 생산을 최근 포기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샤오미는 작년과 올해 각각 신차 1종만 내놔 현재 단 2종만 판매 중이다. 이런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생산 부담을 크게 줄였다. 올 1~9월 중국에서 SU7은 작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약 22만대가 판매됐고, YU7도 지난 6월 출시 이후 9월까지 약 4만7000대가 판매됐다. 성능과 디자인은 포르셰 등 고급차 모델과 비슷하다는 점을 앞세우면서 가격은 우리 돈으로 4000만원 수준으로 맞춰 초기 판매를 극대화했다.

중국이 전기차 전환이 빠르다는 것도 유리한 점으로 작용했다. 국내에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 공급망이 이미 갖춰져 있었던 것이다. IT 기업 역량을 활용해 로봇·인공지능(AI) 기술을 공장에 대거 도입해 생산 자동화율을 높여 비용도 줄였다. 샤오미 전기차 차체 공정은 로봇 700대 이상이 투입돼 있어 전체 자동화율은 9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자동차 기업들이 별도 투자를 통해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외부에서 구매하고 있는 것과 달리 샤오미는 기존 역량을 활용해 자체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수 있었던 것도 강점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산업으로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중국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신차 구매에 나선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