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 9월 출시한 준중형 SUV EV5<사진>를 최근 서울 도심에서 타 봤다. 실내외 디자인 측면에선 그간 기아의 다른 전기차 전용 모델과 큰 차별점이 없지만, 가장 대중적인 차급인 만큼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EV5는 81.4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60㎞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차 특유의 가속 성능을 잘 살려 시원하게 차가 달려나갔다. 앞차와의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지정한 속도로 달리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작동해 만족도가 높았다.

실내의 경우 2열 공간의 활용도에 신경 쓴 점들이 돋보였다. 1열 시트 뒤쪽에 작은 테이블이 붙어 있어, 2열 탑승자가 노트북을 올리고 작업하거나 음식을 먹기에 편리했다. 기아는 2열 레그룸(1041㎜)이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다리를 뻗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 콘솔에 슬라이딩 방식 수납 공간도 편리했다. 보통 센터 콘솔은 1열에서만 조작 가능한데, 센터 콘솔 뒷부분 손잡이를 잡아당겨 2열에서도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게 했다.

뒷좌석을 완전히 눕히면 최대 965리터(L)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시작 가격이 4855만원으로 한 차급 위인 테슬라의 중형 SUV 모델Y(5299만원)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건 단점이다.

현대차그룹 차량 중 최초로 적용된 가속 제한 보조 기능도 인상적이다. 시속 80㎞ 미만에서 급가속이 이뤄지면 작동한다. 서행 도중 가속 페달을 갑자기 세게 밟으니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음성 안내와 함께 계기판에 관련 메시지가 나왔다. 그럼에도 페달을 계속 밟자, 경고와 함께 가속이 제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