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및 제4차 계획기간 배출권 할당계획' 등과 관련 정책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11일 국무회의를 통해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의결하자, 자동차 업계에선 급속한 전기차 전환에 따른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18년 대비 국가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53~61%로 정하며, 수송 부문 탄소 배출을 최소 60.2% 줄이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NDC ‘53%’ 안의 수송 부문 감축률을 56.9%로 제시했는데, 기존보다 3%포인트 이상 감축 목표가 높아졌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전날 “신차 기준으로 전기·수소차를 2030년 40%, 2035년까지 70% 전환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했지만, 자동차 업계 안팎에선 “실상은 10년 뒤 내연차 금지에 가까운 조치 없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NDC는 2035년까지 누적 목표이기 때문에 앞선 시기에 전기차를 충분히 팔지 못할수록, 후반부에 더 많은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미 2030년 NDC가 그렇다. 업계에 따르면, 수송 부문 2030년 목표인 전기·수소차 누적 판매 450만대 보급을 위해 올해 20만대로 추정되는 전기차 판매량을 당장 내년부터 5년간 60만~70만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정부가 편성한 전기차 보조금 규모가 약 30만대인데 내년부터 60만대를 어떻게 팔겠느냐”며 “2030년 목표가 실패하면, 그 이후부터 2035년까지 판매량은 정부의 지금 계산보다 크게 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계속된 우려 제기에도 NDC가 원안보다 더 세지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그간 업계가 제기했던 급격한 전환으로 인한 문제점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채 목표가 설정되어 우려가 크다”며 “부품 업계 등 고용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의 전기·수소차 보급 목표가 국내 산업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는 국내 판매 시작 14년 만인 올해 처음 신차 시장 점유율 10%를 넘었고, 수소차는 10년 동안 ‘1%’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은 “우리 자동차 산업이 관세, 중국과의 경쟁에 더해 과도한 탄소 감축이란 ‘삼중고’에 직면하게 됐다”며 “국내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와 기술 개발 등에 관한 획기적인 지원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