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억5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차량 판매량이 1억~1억5000만원 미만 차량의 판매량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3040 ‘영리치(Young Rich)’를 중심으로 최고급 패밀리카와 고성능 차량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소비 여력이 큰 일부 계층의 수요만 늘어나면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9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1억5000만원 이상 초고가 수입차는 작년 동기 대비 44% 급증한 2만6910대가 판매됐다. 반면 1억~1억5000만원 미만 수입차는 같은 기간 10% 줄어든 2만4365대가 판매됐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2003년 수입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가격대별 판매량 순위에서도 1억5000만원 이상 차량은 작년 4위에서 올해 3위로 올라섰고, 모든 가격대 중 판매 증가 속도도 가장 빨랐다.
초고가 수입차는 중소기업 오너, 자영업자, 고소득 전문직 등이 세금 혜택을 위해 법인차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3040 세대의 개인 구매가 크게 늘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올해 초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개인 구매 비율(36%)은 5년 전(18%) 대비 배로 늘었다. 특히 개인 구매에서 3040 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59%로, 같은 기간 10%p 늘었다.
주 소비층이 젊어지면서 인기를 끄는 수입차의 면면도 변하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초고가 수입차는 BMW의 대형 SUV X7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 정숙성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대형 세단이 주도하던 시장이 가족 단위 야외 활동에 적합한 패밀리카 성격의 SUV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자동차 시장의 양극화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중산층이 먼저 지갑을 닫기 시작했고, 소비 여력이 있는 부유층만 계속 차량을 구매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