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모빌리티쇼가 29일 일본 도쿄에서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는 행사다.
일본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강해 ‘수입차 무덤’으로 불리지만, 올해 행사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총출동해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글로벌 자동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추가 시장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진 여파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들뿐 아니라 한국(현대차·기아), 중국(BYD), 독일(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15개 글로벌 승용차 업체가 참가했다.
◇日 공략하는 韓·中
현대차와 기아는 일본에서 열린 모터쇼에 각각 12년, 20년 만에 참여했다. 동반 참여로는 2005년 이후 20년 만이다. 현대차는 수소차 ‘디 올 뉴 넥쏘’를 일본에 처음 공개하며, 내년 상반기 일본 시장에 출시하기로 했다. 또, 전기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 기반의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를 전시했다. 현대차 정유석 부사장은 “현대차는 글로벌 톱 3 브랜드로서 완성도 높은 품질과 고객 중심의 상품 라인업을 일본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기아는 택시나 화물차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PBV(목적 맞춤형 차량)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일본 현지에서 처음 PV5를 공개하고 내년 일본 전기 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기아 관계자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 비중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따라 전기 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아는 내년 딜러 8개와 서비스센터 100개 구축을 시작으로 일본 전역에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BYD는 일본 전용 전기차 ‘라코(Racco)’를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라코는 경차가 많이 판매되는 일본 사정을 고려해, BYD가 일본 경차 규정에 맞게 새롭게 개발한 차종이다. 전장(3400㎜)과 전폭(1480㎜)이 경형 SUV 캐스퍼보다 각각 100㎜ 안팎씩 짧다. 내년 여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안방 지키는 日 업체들
일본 1위이자 글로벌 1위인 도요타그룹은 이날 새로운 고급차 전략을 들고 나왔다. 도요타의 최고급 내수용 모델 ‘센추리’를 렉서스보다 높은 단계에 위치하는 최고급 별도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은 “‘재팬 이즈 넘버원’이라고 불리던 시대는 지나가고 잃어버린 30년이란 말이 굳어졌다”며 “지금이야말로 센추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팬 프라이드’를 세계에 알리는 그런 브랜드로 키워나가고 싶다”고 했다. 이날 아키오 회장은 2도어 쿠페형 SUV로 제작된 ‘센추리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일본 혼다는 차세대 전기차인 ‘혼다 0 시리즈’의 SUV 프로토타입(시제품) ‘혼다 0 알파’를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027년부터 일본과 인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아큐라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인 아큐라 RSX 프로토타입도 일본에서 처음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