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함께 미래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고율 관세 때문에 수익성이 급감한 가운데, 중동 등 제3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지난 26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박원균 HMMME 법인장(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에게 사우디 신공장 건설 진행 현황을 들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지난 27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2022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당시 면담을 비롯해 과거 두 차례 만났지만, 단독 면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 산업과 스마트 시티 등 분야에서 의견을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중동 지역 최초의 생산 거점인 HMMME(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를 내년 4분기 가동 목표로 건설 중이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산업 수요와 고객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특화 설비를 적용한 현지 맞춤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감안해 생산 능력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HMMME의 연간 생산 규모는 5만대다. 또,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수소, SMR, 원전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다각적인 사업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면담 전날인 26일엔 정 회장과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이 HMMME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정 회장은 “고온, 사막 등 이전의 거점들과는 다른 환경에서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모빌리티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부문에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대차그룹에 새로운 기회의 땅이다. 특히 지난 4월부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25%의 고율 관세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제3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경쟁사인 일본과 유럽 업체들은 관세가 15%로 인하됐지만, 한국은 관세 합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25%의 관세를 계속 부과받고 있다는 점도 제3 시장의 중요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에너지 중심의 기존 산업 구조를 제조업과 수소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국가 발전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시장 규모에서도 중동 최대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9월까지 현지에서 총 14만9604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 대비 8.5%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연말까지 전년 대비 5.9% 높은 21만여 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HMMME(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 전경 / 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