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인도법인 CEO(최고경영자)로 처음 인도인을 임명하며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CEO(최고경영자)가 15일 인도에서 처음 연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언하는 모습 / 현대차

15일 현대차는 타룬 가르그 인도법인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내년 1월 1일부터 신임 CEO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인도법인 설립 29년 만에 첫 인도인 수장이다. 인도 최대 완성차 기업 마루티 스즈키를 거쳐 2019년 현대차 인도법인에 합류, 작년 10월 인도법인이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 IPO(기업공개)를 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인도법인을 이끌고 있는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은 서울 본사로 복귀, 글로벌 전략 등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차는 이날 인도에서 주주·기관 투자자 등을 상대로 향후 경영 계획을 발표하는 CEO 인베스터 데이도 처음 개최했다.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행사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2030년까지 4500억 루피(약 7조 2000억원)를 인도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작년엔 2032년까지 3200억 루피(약 5조 2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그때보다 연평균 투자액이 8000억원 안팎 늘어난 것이다. 또 현대차는 2027년까지 인도 전략형 전기 SUV와 제네시스 모델을 출시하고, 이를 포함해 2030년까지 26개의 신차를 내놓기로 했다. 현대차 CEO 호세 무뇨스 사장은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비전에서 전략적 우선순위에 있다. 2030년까지 인도는 현대차에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도는 현대차에 미국, 유럽, 국내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작년 기준 글로벌 판매량(약 414만대)의 15%(약 61만대)를 차지했다. 인도는 연간 4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판매돼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인 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등을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작년 기준 기아와 함께 20% 안팎 점유율을 차지하며, 현지 업체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