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일제히 부진한 미국 내 판매 실적을 내놓았다. ‘트럼프발(發) 자동차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6월 현지 판매가 주춤한 것이다. 지난 4월 미국이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가격 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패닉 바잉’이 6월 들어 잦아들었고, 미국 내 재고가 소진된 자동차 업체들이 차 가격을 속속 올린 결과다.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작년 동월 대비 3.2% 감소한 6만3849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기아의 월간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든 건 작년 9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 4~5월 전년 대비 큰 폭의 판매 신장을 기록했던 다른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지난달 성장세가 꺾였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달 판매량(19만3248대)이 작년 동월 대비 0.1% 늘었지만 지난 5월(10.9%)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급감했다. 일본 혼다(6.5%->1.5%)와 쓰바루(-10.4%->-15.8%)도 상황이 비슷했고, 해외 공장에서 물량을 들여오는 미국 포드(16.4%->10.1%)도 부진했다.

관세가 오르기 전 미국 내에서 확보한 재고가 이제 대부분 소진된 자동차 회사들은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 인상분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도요타는 지난 1일부터 미국 내 판매가를 평균 270달러(약 37만원) 올렸다. 앞서 미국 포드와 미쓰비시, 쓰바루, 독일 BMW 등이 미국 내 판매가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버티던 업체들마저 돌아서는 것이다.

미국에선 관세에 더해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감세 법안까지 지난 1일 상원을 통과하며 올 하반기 피크 아웃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상원이 통과시킨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불과 석 달 뒤인 10월부터 보조금이 폐지된다. 미국 시장조사 기업 콕스 오토모티브는 “4월과 5월에 판매를 촉진했던 선행 수요가 이제 대부분 충족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동안 수요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