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직원 390여 명이 최근 근로 태만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연장 근무 시간을 입력한 뒤 조기 퇴근하거나, 2명의 일을 1명이 몰아서 하고 1명은 쉬는 등의 행위가 적발된 겁니다. 지난 17일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유튜브에 관련 영상이 20개 넘게 올라왔습니다. 24일까지 총 조회 수가 240만회, 댓글이 약 9000개에 달합니다. 공기업도 아닌 민간 기업 내 근무 태만 이야기인데 이례적인 반응입니다.

이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그룹은 역시 취업 준비생들입니다. 해당 소식을 다룬 영상에는 “몇 년 뒤면 생산직 공채 막히는 것 아니냐”거나 “나이 든 직원들 퇴직해도 젊은 사람 뽑는 대신 자동화율 높이는 이유” 같은 취준생들의 댓글이 속속 달리고 있습니다. 마침 현대차는 지난 20일 올 하반기 생산직 신규 채용 일정을 공개했고, 24일부터 서류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한 취업 준비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에 현대차 390명 뽑나요?”라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취업이 절박한 청년들의 분노와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현대차 생산직은 취업을 준비하는 20~30대 사이에선 ‘킹산직(킹+생산직)’으로 통합니다. 정년이 보장되고 초봉(6000만원 안팎)과 차량 할인 등 복지도 국내 최고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채용 때마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곤 합니다.

현대차는 올해 울산 전기차 신공장 완공 등을 고려해 올해 800명, 내년 300명의 생산직을 채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채용이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공장 자동화가 가속화하고, 내연차보다 훨씬 부품이 적고 조립하기 쉬운 전기차 시대엔 공장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가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 동안 생산직 공개 채용을 중단했던 것처럼, 장기간의 채용 공백이 올지도 모릅니다.

현대차에선 2020년에도 300여 명이 근무 태만으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대규모 근무 태만이 수시로 벌어지는 현대차 국내 공장은 현대차 해외 공장에 비해 생산 효율이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을 최장 64세로 연장하는 것을 핵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절박한 취준생들에겐 현대차 노조원들이 ‘특권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