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자동차부품산업 ESG·탄소중립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친환경 소재 스터디카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 자동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대명사인 ‘내연기관차’보다 친환경차가 더 많이 팔린 건 2005년 친환경자동차법 제정 이후 도요타·현대차 등이 하이브리드차를 정식 출시한 지 20년 만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5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작년보다 39% 증가한 7만3511대로 내연기관차(6만8354대)를 5000대 이상 웃돌았다. 지난달 전체 자동차 판매량(14만1865대)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52%에 달했다.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전기차, 수소전기차를 의미한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전체적인 에너지 비용과 환경 영향 등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여준다”고 했다.

친환경차의 인기는 전기와 휘발유를 같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가 견인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지난달 5만614대 판매, 연료별 자동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가 기름으로 달리는 내연기관차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휘발유차(4만8601대) 판매량을 제친 건 지난해 12월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주차 중 화재 사고 등으로 인기가 주춤했던 전기차도 1년 2개월 만에 2만대 넘게 팔렸다. 테슬라가 4년 만에 선보인 부분 변경 모델 ‘모델Y주니퍼’가 6000대 이상 팔린 데다, 국산 전기차 판매량도 작년보다 58.8%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에선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가격으로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이 계속됐지만, 기아 EV3와 EV4,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3000만원 안팎 중저가 전기차가 작년 하반기부터 잇따라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꿨다는 평가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차가 월간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새 모델 출시 등에 따라 오르내리겠지만, 친환경차 판매량이 내연기관차를 앞지르는 현상은 추세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