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GM 한국사업장·KG모빌리티·르노코리아)는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2.9% 감소한 11만3139대라고 2일 밝혔다. 올 들어 내수 판매가 지난 1월(-11.8%) 이후 증가세를 이어 오다 네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체 내수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주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신차 효과가 떨어졌고, 보조금이 소진되면서 전기차 판매도 함께 줄어든 여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내수마저 얼어붙으며 완성차 업체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올 초 출시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첫 출시 이후 약 6년 만에 선보이는 2세대 모델로, 기존 디젤 모델을 없애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새로 추가했다. /현대차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지난달 1만7307대로 지난 4월 대비 2.9% 줄었다. 올 초 출시된 팰리세이드를 제외한 대부분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감소세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인 싼타페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이 기간 모두 20% 이상 줄었다. 싼타페는 2023년, 그랜저는 2022년 각각 완전 변경 모델이 출시됐는데 이제 신차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양진경

동시에 전기차 판매도 주춤했다.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이 현대차(5031대)는 작년 동월 대비 12.5%, 기아(5517대)는 8.4% 감소했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예년보다 한 달 빠른 2월 확정되면서 소비자들이 예년보다 빠른 2~4월에 전기차 구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는데, 5월 들어 상당수 지자체에서 보조금이 소진되기 시작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5사의 지난달 해외 판매량은 57만 5844대로 작년 동월 대비 0.9% 늘었다. 미국에서 지난 4월부터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가격이 오르기 전에 차량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나서다. 이르면 이달 미국 시장에 있는 재고가 소진되고, 관세 여파로 해외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가격이 종전보다 오를 경우 판매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