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중형 SUV 쏘렌토.

올해 1분기(1~3월) 국내에서 팔린 국산차 톱5에서 세단이 실종됐다. 1분기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세단이 빠진 자리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밴 등 RV(레저용 차량)가 1~4위를 휩쓸었고, 포터가 5위를 차지했다.

1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분기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중형 SUV 쏘렌토(2만6929대)다. 이어 중형 SUV 싼타페(2만3313대), 대형 RV 카니발(2만2681대), 준중형 SUV 스포티지(1만9661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1분기 판매량 1~4위를 모두 RV가 차지했다. 5위는 매년 톱5에 드는 포터다. 2020년부터 1분기 내수 판매 톱5에는 세단과 SUV가 1~3개씩 함께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세단 중 가장 많이 팔린 그랜저가 6위를 차지하며, 톱5에서 세단이 사라진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특히 세단의 부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현대차 등 국내 5대 완성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2% 줄었다.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세단보다 SUV 신차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현재 팔리는 그랜저는 2022년 11월 출시된 모델이다. 작년 1분기엔 2만9864대가 팔리며 1위를 기록하는 등 줄곧 톱5에 들었던 그랜저는 올 1분기에는 작년보다 54% 급감한 1만3698대 팔리며 6위에 그쳤다. 올 1분기 판매 1~3위를 차지한 SUV 싼타페·쏘렌토·카니발은 작년 하반기 새롭게 출시된 모델이다.

중저가 세단으로 인기를 끌었던 르노의 SM6 역시 추가 개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가 올 하반기 미국에서 출시할 준중형 세단 K4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다. 국내에선 K3가 기아의 마지막 준중형 세단이 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기존 세단의 부분 변경 모델이나, 전기차 전환 계획에 맞춘 세단 출시가 잇따른다. 기아는 올해 준대형 세단 K8의 부분 변경 모델과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