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멀리하고 가볍게 마시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주류 업체들이 변화하고 있다.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의 맛을 넣어 ‘쓴 소주’의 이미지를 없애거나, 유리병 소주보다 작은 휴대형 페트병 소주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하이트진로가 한정판으로 내놓은 ‘두쫀쿠향에이슬’이 대표적이다. 개강 시기에 맞춰, 대학가를 중심으로 내놓은 이 소주는 두쫀쿠 특유의 초콜릿과 피스타치오 향미를 구현한 제품이다. ‘두쫀쿠’ 유행을 활용해, 20대 소비자들이 ‘신기한 소주’로 소셜미디어(SNS)에 체험기를 올리는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것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새로’도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는 올 초 새로의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더욱 낮춘 데다, 이달 8일엔 200mL 페트병 제품을 내놨다. 용량이 일반 소주 1병(360mL)보다 훨씬 적고, 우유 팩과 비슷한 크기다. 롯데칠성음료 소주 중 가장 작은 크기로, 피크닉 등 야외 활동 시 휴대성을 높인 것이다.

술의 대체재인 무알코올 주류는 독립된 카테고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엔 건강상 이유로 술을 못 마시는 일부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었지만, 이젠 자기 관리에 철저한 20~30대 젊은 직장인을 타깃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19일 무알코올 맥주 ‘테라 제로’를, 오비맥주는 작년 ‘카스 올제로’를 출시했다. 카스 올제로는 알코올은 물론 당류·칼로리·글루텐까지 없앴다. 유통업체도 무알코올 제품을 주류 못지않은 주요 품목으로 대접하고 있다. 이마트 양재점은 최근 주류코너의 한켠에 무알코올, 저칼로리 와인 등을 파는 ‘트렌드존’ 코너를 신설했다.

소비재 가운데 변화에 둔감한 업종으로 꼽히는 주류 업체들의 이런 변신은 ‘생존의 문제’에 직면한 탓이다.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15년(407만㎘)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 2024년엔 315만㎘(킬로리터)에 그쳤다. 9년 새 출고량이 23%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체력적으로 술을 가장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술을 기피하는 현상이 커지며, 앞으로 주류 판매 시장의 침체는 예견된 상황이다. 현재의 MZ 세대 입맛을 못 잡으면 영영 두 번째 기회가 안 올지도 모른다는 위기 의식이 주류업계에 팽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