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멀리하는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주류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술의 도수를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병 크기를 우유 팩만 하게 줄이거나 맛에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같은 유행을 접목하는 이색 시도가 잇따른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8일 판매를 시작한 새로 200mL 제품. 우유 팩과 비슷한 크기다. /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8일 소주 ‘새로’의 200mL 용량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소주 1병(360mL)의 절반 용량으로, 우유 팩과 유사한 크기다. 롯데칠성음료에서 현재 판매하는 소주 중에 가장 작은 용량. 유리가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피크닉 등 야외 활동에 들고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같은 날 크러시 맥주를 리뉴얼해 ‘클라우드 크러시’란 이름으로 새로 선보이면서, 도수를 기존 크러시(4.5도)보다 0.5도 낮추고 열량도 30% 이상 줄였다.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대학가를 중심으로 출시한 한정판 소주 '두쫀쿠향에이슬' / 하이트진로

최근 주류 업계에선 무알코올·저칼로리, 그리고 최신 유행을 접목한 신제품 출시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대학 개강 시기에 맞춰 대학가를 위주로 한정판 ‘두쫀쿠향에이슬’을 선보였다. 두쫀쿠 특유의 초콜릿과 피스타치오 향미를 살린 소주다. 지난달 19일엔 무알코올 맥주 ‘테라 제로’를 출시했다. 오비맥주도 작년 8월 알코올·당류·칼로리·글루텐이 없는 무알코올 맥주 ‘카스 올제로’를 내놨다.

국내 주류 시장이 10여 년째 침체하는 가운데,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잡기 위한 시도다.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15년(407만㎘)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 2024년엔 315만㎘를 기록했다. 9년 새 출고량이 23%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기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이런 추세가 가속화됐는데, 이 시기 대학을 다녔거나 회사에 처음 입사한 MZ세대로선 마시고 취하는 술 문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가 많다. 대신 MZ세대가 중시하는 건강 관리와도 양립할 수 있는 주류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다.

실제 MZ세대가 선호하는 무알코올 주류는 맥주를 넘어 와인, 테킬라, 위스키 등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상황도 국내와 비슷하다. 글로벌 주류 시장 조사 업체인 영국 IWSR에 따르면, 2029년 전 세계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2024년 대비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IWSR은 “알코올 음료의 맛과 모양을 모방함으로써, 음주량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모임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소주와 맥주가 주류였던 마트 매대 모습도 바뀌고 있다. 롯데슈퍼는 올해부터 무알코올 맥주 진열 매대를 기존 1단에서 2단으로 확대했고, 롯데마트는 올해 무알코올 주류를 작년 대비 10% 늘어난 28개 판매한다. 이마트에선 작년 4월 무알코올 와인을 처음 출시, 현재 12종을 판매 중이다. 최근 리뉴얼한 이마트 양재점 주류 코너에는 무알코올·저칼로리 와인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와인 상품을 한데 모은 ‘트렌드존’을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