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진석의 머니워치’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돈의 대폭발>이라는 책의 저자로서 통화량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흔히들 “돈이 많이 풀렸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요. 돈이 어떤 원리로 얼마나 풀리는지에 대해서는 막연한 경우가 많습니다. 통화량을 둘러싸고 평소 궁금한 점이 많았던 분들은 이번 영상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원화로 된 유동 자금이 얼마나 되느냐는 건 보통 M2라고 부르는 광의의 통화량으로 이야기하는데요. 최근에 범위를 축소한 한국은행의 새로운 M2 기준으로 집계할 때 2005년 말 960조원이었던 통화량은 2025년 말 기준으로 4081조원이 됐습니다. 20년 사이 4.3배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인데요. 대략 10년이면 2배로 늘어난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5년(2021~2025년) 사이에만 1028조원이 늘었는데요, 연평균 205조원이 늘어난 것입니다.
이런 통화량 증가 속도는 실질 경제 성장률은 물론이고, 물가 상승분까지 포함한 명목 경제 성장률보다도 훨씬 빠릅니다. 그러니까 돈이 불어나는 속도가 경제가 성장하거나 월급이 인상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얘기입니다. 통화량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던 시기는 2020년대 초반 코로나 사태를 겪던 시기인데요. 2019년 말 2717조원이던 M2가 2022년 말 3681조원으로 3년 만에 거의 1000조원이 늘었습니다. 당시에 위기 극복을 위한 저금리가 이어졌고, 무엇보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 늘렸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이유가 여럿 있지만 무엇보다도 통화량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정부가 한번 돈을 세게 뿌리면 재정의 비가역적인 특성 때문에 줄이기 어렵습니다. 문재인 정부 이후로도 윤석열 정부, 이재명 정부 모두 지출 증가 폭을 줄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정부나 한국은행은 통화량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재정 지출이 적잖은 영향을 미치긴 해도 통화량 증가가 주로 민간의 대출로 이뤄지는 측면이 커서 당국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통제할 수 없는 대상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 통화량만으로는 거시 경제나 금융 시장의 전체를 설명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도 당국은 큰 관심을 쏟기는 어렵습니다. 환자를 살리는 게 중요할 뿐 얼마만큼 수혈해 줬느냐는 건 의료진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당국은 경기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할 뿐 부양 과정에서 시중에 돈이 얼마나 늘었는지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인은 달라야 합니다. 세상에 임자 없는 돈은 없기 때문입니다. 돈이 늘어나면 그건 분명히 누군가의 소유가 됩니다. 잉여된 돈은 고르게 퍼지지 않습니다. 부유층의 손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지고, 강남 아파트와 같은 사치재로 몰려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세상에 돈이 많아질수록 행복해지는 사람보다 불행해지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는 거죠. 또한 수량이 많아지면 가치가 하락한다는 세상의 이치가 돈에도 당연히 적용된다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통화량이 무엇이며,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M2를 기준으로 돈을 누가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보관하고 있는지도 말씀드립니다. 이와 함께 역대 정권별로 재정 지출을 얼마씩 늘렸는지도 이야기하고요. 한국은행이 왜 최근에 통화량 기준을 바꿔서 M2의 범위를 좀 더 좁게 만들었는지도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