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침체됐던 남성복 브랜드들이 젊은 세대를 겨냥한 캐주얼(컨템포러리) 판매 호조와 해외 공략에 힘입어, 바닥을 찍고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2010년대 기업의 자율 복장 확산과 함께 정장 판매 급감으로 정체기를 맞았던 남성복 시장이 이른바 20~40대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의 부상으로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29일 백화점 3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작년 남성복 매출이 전년보다 5%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5.7%, 7.9% 늘었다. 특히 롯데백화점에서 남성 캐주얼 패션 부문은 15%나 급증했다. 신세계와 현대에선 이례적으로 남성복의 성장률이 여성복(4.8%·5.1%)을 앞섰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여성복은 매년 성장했지만 남성복이 부진했던게 사실”이라며 “남성복은 규모로는 여전히 여성복에 미치지 못하지만, 고가의 의류 구매를 주도하는 그루밍족 덕분에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복 브랜드인 한섬의 타임옴므는 작년 4분기 남성 의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작년 가을·겨울 시즌에 가죽과 무스탕 등 고가 소재 제품을 평소보다 10~20% 확대한 결과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브랜드인 갤럭시는 올 1~3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늘었다. 캐주얼 상품군은 20% 넘게 급증했다. 코오롱FnC의 캠브리지멤버스는 작년 말 신규 캐주얼 라인 ‘무브레’를 출시해, 젊은 층이 선호하는 블랙 컬러의 상품을 늘리고 있다.
동남아는 물론이고 미국, 독일 등 해외 시장은 남성복 브랜드에 새 기회가 되고 있다. LF의 마에스트로는 다음 달 베트남 하노이에 40평 규모 3호점을 연다. 이 브랜드는 작년에 베트남에서 매출이 20%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도 최근 미국 LA, 독일 베를린 등에 위치한 편집숍과 도매 계약을 체결했다. LF 관계자는 “K 패션의 확산과 함께 베트남 부자들 사이에서 한국 남성복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