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제조된 첫 사케가 지구에 도착했다. 우주항공산업의 성장과 함께 ‘달 거주’ 같은 미래 구상이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우주에서도 술을 직접 만들기 위한 시도다.
8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아사히주조(旭酒造)의 프리미엄 사케 브랜드 닷사이(獺祭)가 지난 6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양조된 사케 발효물을 건네받았다고 보도했다. 닷사이는 작년 10월 일본 규슈 우주센터에서 발사한 화물 보급 우주선(HTV-X 1호기)에 사케 원료와 양조 설비를 실어 ISS로 보냈고, ISS 실험동에서 우주비행사의 도움으로 양조 작업이 진행됐다.
닷사이는 추가 작업을 통해 발효물에서 사케 약 100㎖를 추출할 계획이다. 약 1억엔(약 9억원)에 예약 판매됐고, 판매 대금은 일본의 우주개발 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다.
우주에서 사케 제조는 이번이 첫 시도다. 위스키를 숙성시킨 사례는 여럿 있지만, 사케의 경우 쌀·누룩·물 등을 원료로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산소량과 온도 변화 같은 미세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더욱 제조가 어렵다고 여겨졌다. 사쿠라이 히로시 아사히주조 회장이 이날 일본 언론에 “이미 알코올이 검출됐다. 우주 공간에서 발효가 가능할지 몰랐지만 지금은 조금 안심했다”고 말한 배경이 이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술’ 등으로 국내서도 잘 알려진 닷사이가 이런 실험을 하는 배경으론 미래 시장 개척이 꼽힌다. 닷사이는 앞서 우주 사케 제조 계획을 밝히며 “2040년대 인류가 달에 이주가 실현된다면, 장기간 달에서 생활하는 동안 술이 삶에 색다른 즐거움을 줄 존재가 될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미래에는 달에 있다고 알려진 물을 사용하여 달에서 닷사이를 만들고자 한다”고도 했다. 우주 거주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닌 만큼, 실제 우주에서 술을 만드는 실험을 통해 이를 대비한다는 것이다.